곤충,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만큼 신비롭다
곤충학 강의
정부희 지음
정부희 지음
![]() 곤충의 종류와 생태는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 뽕나무하늘소, 사마귀, 두점박이사슴벌레(왼쪽부터). <보리 제공> |
간단한 질문을 하나 해보자. 지구상에 사는 동물이 몇 종류나 있을까? 약 150만 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곤충은 어느 정도나 될까? 약 100만 종을 차지한다. 다른 동물과 견줄 수 없을 만큼 많지만 곤충의 생김새나 생태에 대해 아는 이는 드물다.
곤충의 대중화에 관심을 가지고 ‘곤충 사랑 풀뿌리 운동’에 힘을 보태는 이가 있다. 바로 정부희 박사다 ‘한국의 파브르’라고도 불리는 정 박사는 우리곤충연구소를 열어 곤충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곤충에 관한 논문만도 60여 편이 넘는다.
정 박사가 펴낸 ‘정부희 곤충학 강의’는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곤충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탄생과 진화, 생김새와 변태 양상에 이르기까지 연구 결과와 풍부한 사진 자료가 담겨 있다.
대학 전공자도 원서나 번역서로 공부하는 현실에서 일반인들이 곤충에 접근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그에게 ‘곤충이 어렵다’는 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다가왔다.
곤충은 크게 머리, 가슴, 배로 구성돼 있다. 머리와 가슴, 가슴과 배 사이가 “부드러운 연결막으로 이어져 있어 몸이 유연”한 게 특징이다. 저자는 이를 ‘세 칸짜리 기차’로 표현한다.
곤충에 대한 기본 지식 가운데 불완전변태, 완전변태가 있다. 전자가 알-애벌레-어른벌레 단계를 거치는 반면 후자는 알-애벌레-번데기-어른벌레 단계를 거친다. 이처럼 곤충은 한꺼번에 자라지 않고 여러 단계를 거치며 성장한다.
저자는 곤충 몸의 구조와 기능도 자세하게 설명한다. 일테면 이런 것이다. 머리에 붙은 더듬이 구조는 여러 마디가 실에 구슬이 꿰어진 것처럼 연결돼 있고, 더듬이 쓰임새는 냄새 맡는 감각기관이다. 또한 더듬이 생김새는 톱니 모양, 실모양, 야구 장갑과 같은 모양이 있다.
곤충의 산란법도 흥미롭다. 산란관 구조가 없는 곤충들은 알을 표면에 떨어뜨리거나 붙여 낳는다. 배꽁무니가 긴 곤충들은 표면 틈바구니에 살짝 끼워 넣는다. 대벌레들은 죽은 식물이 있는 곳에 투하하듯 툭툭 알을 떨어뜨린다. 산란관이 발달한 메뚜기류는 땅 속에 알을 낳는다고 한다.
또한 짝짓기를 마친 암컷과 그렇지 않은 암컷은 행동과 생리에 차이가 있다. 짝짓기를 한 암컷은 더 이상 수컷을 불러들이는 페르몬을 만들지 않는데, 다른 수컷이 와도 무관심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저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는 현장에서 곤충을 관찰하며 느꼈던 내용을 풀어낸다.
“무당벌레를 건드리면 다리의 관절에서 노란색의 액이 방울방울 흘러나옵니다. 무당벌레는 위험에 맞닥뜨리면 종합적으로 여러 방어행동을 합니다. 몸 색깔은 경계색을 띠고 있고 건드리면 죽은 듯이 다리 여섯 개와 더듬이를 배 쪽으로 오그려 붙이고 뒤집어집니다.”
다른 무엇보다 책의 미덕은 풍부한 사진 자료다. 이론을 뒷받침하는 생태 사진은 곤충에 대한 상식이나 정보를 확장한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 이웃인 곤충이 생태계에서 해내는 한없는 역할 덕분에 우리 인류가 아직까지 건재하다”고.
<보리·3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곤충의 대중화에 관심을 가지고 ‘곤충 사랑 풀뿌리 운동’에 힘을 보태는 이가 있다. 바로 정부희 박사다 ‘한국의 파브르’라고도 불리는 정 박사는 우리곤충연구소를 열어 곤충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곤충에 관한 논문만도 60여 편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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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전공자도 원서나 번역서로 공부하는 현실에서 일반인들이 곤충에 접근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그에게 ‘곤충이 어렵다’는 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다가왔다.
곤충에 대한 기본 지식 가운데 불완전변태, 완전변태가 있다. 전자가 알-애벌레-어른벌레 단계를 거치는 반면 후자는 알-애벌레-번데기-어른벌레 단계를 거친다. 이처럼 곤충은 한꺼번에 자라지 않고 여러 단계를 거치며 성장한다.
저자는 곤충 몸의 구조와 기능도 자세하게 설명한다. 일테면 이런 것이다. 머리에 붙은 더듬이 구조는 여러 마디가 실에 구슬이 꿰어진 것처럼 연결돼 있고, 더듬이 쓰임새는 냄새 맡는 감각기관이다. 또한 더듬이 생김새는 톱니 모양, 실모양, 야구 장갑과 같은 모양이 있다.
곤충의 산란법도 흥미롭다. 산란관 구조가 없는 곤충들은 알을 표면에 떨어뜨리거나 붙여 낳는다. 배꽁무니가 긴 곤충들은 표면 틈바구니에 살짝 끼워 넣는다. 대벌레들은 죽은 식물이 있는 곳에 투하하듯 툭툭 알을 떨어뜨린다. 산란관이 발달한 메뚜기류는 땅 속에 알을 낳는다고 한다.
또한 짝짓기를 마친 암컷과 그렇지 않은 암컷은 행동과 생리에 차이가 있다. 짝짓기를 한 암컷은 더 이상 수컷을 불러들이는 페르몬을 만들지 않는데, 다른 수컷이 와도 무관심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저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는 현장에서 곤충을 관찰하며 느꼈던 내용을 풀어낸다.
“무당벌레를 건드리면 다리의 관절에서 노란색의 액이 방울방울 흘러나옵니다. 무당벌레는 위험에 맞닥뜨리면 종합적으로 여러 방어행동을 합니다. 몸 색깔은 경계색을 띠고 있고 건드리면 죽은 듯이 다리 여섯 개와 더듬이를 배 쪽으로 오그려 붙이고 뒤집어집니다.”
다른 무엇보다 책의 미덕은 풍부한 사진 자료다. 이론을 뒷받침하는 생태 사진은 곤충에 대한 상식이나 정보를 확장한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 이웃인 곤충이 생태계에서 해내는 한없는 역할 덕분에 우리 인류가 아직까지 건재하다”고.
<보리·3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