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레이저센터 등 유치 연구개발 기반 구축 급선무
특별법 통과 한전공대 내년 개교
고교 연계 수업·지역인재 선발 배려
지역 상생·공동발전 방안 등 모색
한전공대, 산학연 도약 기회 삼아야
2021년 03월 25일(목) 00:00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법률안(한전공대 특별법)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범정부차원에서 한전공대와 전남의 동반 성장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캠퍼스 인근에 초강력레이저센터 등 대형 연구시설을 구축해 한전공대를 비롯한 지역 산·학·연의 연구개발 기반을 구축하면서 지역 고교 연계 수업,신입생 선발 과정에서의 지역 인재 배려 등 상생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나주시와 전남도가 한전공대 운영비 일부를 부담하는 만큼 한전공대의 성과가 전남 전반에 고루 미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이날 한전공대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정부는 곧이어 법률에서 위임한 사항 등을 담은 시행령 제정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법률 및 시행령 제정으로 한전공대는 당초 목표로 했던 내년 3월 정상 개교가 가능해지게 된다. 현행법 체제에서 교사(校舍·학교 건물) 준공 지연에 따라 학교 설립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선 특별법 제정이 선결과제였다. 특별법에는 대학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의 재정 지원 근거도 담겨있다.

본회의를 거쳐 법률이 제정되면 한전공대 측은 5월 3일 입학전형을 발표하며 신입생 선발과 캠퍼스 착공에 나서는 등 대학 설립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촉박한 일정과 국민의힘의 반발로 한때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2022년 3월 대학 개교’가 현실화되면서 지역에선 한전공대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우선 대형 연구시설을 조속히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전공대, 광주과기원(GIST) 등 지역 대학과 연계해 대학 연구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호남권 미래산업 창출을 견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론되는 대형 연구시설은 초강력 레이저센터, 방사광가속기 등이다. 초강력 레이저센터는 초고출력(100PW, P=1015), 고에너지(20kJ, k=103) 레이저 연구를 통해 기초과학과 관련 산업의 기술 발전을 유도할 대형 연구시설이다.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반도체·광학소자·나노부품 초미세 가공, 우주·항공용 금속 개발, 레이저 무기 및 의료기술 장비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가 첨단 과학기술 및 산업 육성을 위한 필수 시설이기도 하다.

김민준 전남도 에너지산업국 담당은 “초강력 레이저센터 등 대형 연구시설을 유치하는 것은 한국에너지공대는 물론 지역 산학연 모두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호남권 미래산업 창출과 국토 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대형 연구시설 유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최근 나주시, 한전공대, 광주과기원, 레이저 관련 연구기관과 함께 초강력 레이저센터 구축 타당성 분석 용역 착수보고회를 여는 등 연구시설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 고교와의 협업 등 교육 분야에서의 지역 상생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전남도교육청은 한전공대 개교를 염두에 두고 나주시 금천면에 있는 전남과학고를 한전공대 인근(빛가람혁신도시)으로 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공대와의 연계 수업·연구시설 활용 등을 통해 학생들이 실력과 꿈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지 확보에 애를 먹고 있으나 이설 추진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논란 가능성을 의식하면서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최소한의 지역 인재 배려(지역인재 전형)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학교가 전남에 위치한 데다 재정 형편이 열악한 나주시와 전남도가 10년에 걸쳐 모두 2000억원의 대학 운영비를 지원하고, 대학 캠퍼스도 지자체의 설득을 거쳐 마련됐다는 점 등을 감안한 주장이다. 한전공대와 유사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일정 부분 지역인재 전형을 통한 학생 선발을 하고 있지만, 현재 한전공대 측은 지역인재 전형 도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설립추진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산자위 법안 소위에서 지역 특례 입학 가능성을 묻는 국민의힘 의원 질문을 받고 “저희 초안에는 학부 신입생은 100명이다. 100% 수시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선발하게 돼 있다. 정원 외로 10% 범위에서 고른기회 균형 전형은 있으나 지역인재 전형은 없다”고 밝혔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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