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한 지붕’ 추진 …‘초대형 항공사’ 탄생하나
오늘 산업장관회의서 정상화 논의
한진그룹, 산업은행 지원 받아 인수
공정위 승인·혈세 투입 논란 남아
2020년 11월 15일(일) 21:45
국내 항공업계 대표주자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지붕 아래 놓이면서 ‘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가시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 추진이 조만간 나올 전망으로, 두 항공사가 합칠 경우 세계 항공사 10위권 안팎의 대형 항공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핵심 안건은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로, 한진그룹이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자하면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안이다. 산은이 사실상 재무적 투자자로 인수에 참여하는 구조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한진칼은 인수 부담을 덜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RO(정비) 조직을 분리해 별도 법인을 만드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산은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알려졌으며,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이후 정상화 방안을 고심하던 끝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2개 대형 항공사에 대한 정부 지원을 이어가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산은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3조3000억원을 소진한 이후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4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았고, 대한항공도 지난 4월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았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국내 양대 항공사를 합치는 방안이 정부 내에서도 공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한다.

국내 1위와 2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질 경우 세계 10위권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여객 RPK(항공편당 유상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 기준 세계 항공사 순위에서 대한항공은 18위, 아시아나항공은 32위를 차지했다. 두 항공사를 합치면 10위인 아메리칸 항공과 비슷해진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고, 기업결합 승인 문제를 고리로 혈세 투입에 대한 논란도 넘어야 할 산이다.

공정위가 제주항공-이스타항공 합병 등을 승인한 것 같이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경우 대한항공과의 결합을 허용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정부가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한 기업을 위해 산은이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는 형국이 된다. 또 두 항공사가 합쳐지는 것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박기웅 기자 pboxer@·연합뉴스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605444300708345005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24일 01:3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