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우리의 업(業), 지구 온난화
2020년 09월 29일(화) 00:00
[이효빈 동신대 디지털콘텐츠학과 2]
지구 온난화, 이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세대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들어왔던 환경 문제이지만 정작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은 그리 크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지구 온난화의 최고 주범은 이산화탄소인데 산업혁명 이전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이었으나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2017년 12월에는 약 405ppm에 이르렀다. 이러한 온실가스의 증가는 여러 가지 악영향을 가져오는데 해수면 상승, 생태계 파괴, 기후 변화 등은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배달 음식의 이용이 급증했다. 그만큼 일회용품의 사용도 늘어 배달 한 번 할 때마다 ‘쓰레기 폭탄’을 맞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추석 선물들은 또 어찌나 포장이 화려한지, 아파트 분리 수거함에 넘쳐나는 게 재활용품 쓰레기다.

위생을 위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만 재활용 업체의 경영 악화로 우리가 사용하는 재활용품의 대부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거나 소각 처리되고, 더불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발생도 가중되고 있다.

몇 주 전,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간 태풍 ‘마이삭’과 ‘사이먼’을 기억하는가? 거의 일주일 간격을 두고 닥친 두 태풍 모두 우리나라에 무시하지 못 할 파급력을 주고 사라졌다. 이에 대해 미국 국립기상연구소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어 해수면의 온도가 계속 상승한다면 앞으로 태풍이 더 자주 일어나고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의 허리케인들을 21세기 말에 예상되는 기후 조건에서 시뮬레이션 해보았더니, 대부분 풍속이 6% 가량 빨라지고 강수량도 많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기 중의 온도가 상승하면 많은 수증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제주 바다에 해파리들이 엄청나게 불어나 피서객뿐만 아니라 어업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해파리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의 수가 많아지면서 해파리의 수도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해파리를 잡아먹는 천적인 거북이나 개복치, 쥐치 등이 남획과 환경 오염 등으로 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 그야말로 해파리에겐 천적도 없고, 먹이는 많은 천국이 된 것이다.

만년설과 빙하 속에 잠들어 있던 고대의 바이러스들이 공기와 바다로 퍼져나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온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현재 면역력이 없는 사람들이 감염된다면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빠르게 빙하가 유실되는 과정에서 영구 동토층과 빙하에 갇혀 있던 각종 미생물이나 고대 바이러스들이 함께 녹아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전염병이 창궐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2016년 시베리아 지역에서 유행한 탄저병의 경우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의 동토 층이 녹아 탄저균에 감염됐던 사체가 노출되었고, 균이 지하수를 타고 들어가 감염시켰다는 주장이 거론되었다. 이것이 비단 다른 나라의 이야기일까?

전쟁이 일어나고, 핵이 터지고 나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그 뒤에 따라오는 2차적인 문제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도 그렇다. 지구 온난화는 매우 복합적인 문제이고 어쩌면 이미 우리 생활 전반을 바꾸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당장 자신의 안위를 위협하는 피해가 없어서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 하나 정도는’ ‘이 정도야 뭐’ 하는 우리의 생각이 지금의 지구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코로나19 이후로 많은 것이 바뀌었고, 또 한 번 바뀌어야 한다. 일회용품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와 같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 하나부터, 개인의 노력뿐만 아닌 기업과 나라의 노력도 중요할 것이다. 아주 긴 싸움이 될지라도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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