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달맞이공원 보존 약속해놓고 주차장 짓는다니…”
인근 주민들, 공원내 주차장 조성 반대
“시장 말바꾸기·불통 행정” 성토 집회
2020년 09월 08일(화) 18:10
목포 평화광장 인근 주민 100여명이 지난 6일 달맞이공원 주차장 조성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목포=박종배 기자 pjb@kwangju.co.kr
“시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달맞이공원은 개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손바닥 뒤집 듯 말을 바구면 행정을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 6일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던 목포 평화광장 갓바위 인근 달맞이공원. 인근 아파트 주민 100여명이 ‘목포 평화광장 리모델링사업 주차장 개설공사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이날 집회에서 달맞이공원 훼손 없는 원형 보존, 공원 인근 도로의 대형버스 주차 금지, 주민 농락한 시청 공무원 징계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달맞이공원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번복한 김종식 목포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김 시장이 집회를 열지 않으면 만나주겠다고 했는데 이는 시민 길들이기이자 불통 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평화광장 주변 주민들이 시위에 나선 것은 달맞이공원 내 주차장 조성 때문이다.

목포시는 지난해 11월29일 평화광장 구조개선사업 공청회를 통해 달맞이공원 내 주차장 조성을 발표했다.

목포시는 총 사업비 50억원을 투입해 평화광장 일원 약 8만4000㎡에 차도와 인도·녹지공간 재조정, 주차장 6개소 587면 개설, 중앙광장 재정비 등 평화광장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1일 착공해 오는 12월 말 완공할 예정이다.

문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평화광장 주변 상인들의 의견만 반영하고 주민들의 의견은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목포시는 상가 상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상가로부터 3분 이내 주차장 확보’ 의견이 많아 주차장 설치 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근 주민들은 주민의견 수렴은 고사하고 설명회 한번 개최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우미아파트 주민 이모(62) 씨는 “주민들의 질문에 목포시가 아파트 주민의 의견에 따라 달맞이공원을 존치하고 외곽에 주차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변해놓고 주민들 모르게 공원 내 주차장 조성을 확정했다”며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성지아파트 주민 김모(47) 씨도 “공원 내 주차장은 인근 아파트 수백여 세대의 환경권과 생명권을 침해한다”며 “공원을 원형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 담당자는 “평화광장 구조개선 사업의 하나로 차량 16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달맞이공원 내 조성할 계획”이라며 “공원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갓바위로 향하는 도로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몇차례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목포=박종배 기자 pjb@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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