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임플란트
2020년 07월 16일(목) 00:00
박정회 화순 닥터박플란트치과 원장
지금 대한민국 치과계는 임플란트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유로든 치아가 빠지게 되는 경우, 그 이를 대체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일 먼저 임플란트가 선택된다. 과거에 가장 많이 했던 브리지(빠진 치아의 양측 치아를 깎아서 걸어 주는 보철 방식)는 환자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이제는 선택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특히 임플란트 비용이 브리지보다 내려가기 시작한 최근 3~4년 전부터는 임플란트를 두고 브리지가 선택되는 경우는 더욱 드물어졌다. 물론 이는 대한민국만의 특수 상황이긴 하다. 아직도 미국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임플란트 비용이 다른 치과 치료에 비해 매우 비쌀 뿐만 아니라 수술할 수 있는 의사들의 비율도 낮은 상황이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한국인의 높은 손 기술은 임플란트 시대를 맞아 치과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임플란트는 역사가 매우 오래됐다. 심지어 기원전에도 다른 사람의 치아나 돌을 사용해 빠진 치아 자리를 메운 유골들이 발굴되며, 1900년대 들어와서 아주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됐지만 대다수가 큰 통증에 비해 효율이 매우 낮았다. 그러던 중 약 40년 전에 지금의 임플란트처럼 티타늄 금속을 사용해 만든 임플란트를 치조골 내에 삽입하고 그 위에 치아를 붙이는 형태가 개발되면서 본격적인 임플란트의 시대가 막이 올랐다.

초기 임플란트는 치조골과 결합하는 금속인 티타늄을 사용했다는 게 큰 의미이며, 이전 여러 방법보다는 좋은 결과였지만 지금처럼 높은 성공률을 거두진 못했는데, 얼마 후 임플란트 표면 처리가 시작되면서 비약적으로 성공률이 상승했다.

물론 수술 방법도 그새 많이 발전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활용해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더 나아가 일명 내비게이션 임플란트 식립 가이드를 제작·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한꺼번에 여러 개를 수술해야 하는 경우나 혹은 임플란트 경험이 많지 않은 치과의사도 임플란트 수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국내에서 특히나 활발한 임플란트 사용은 국내 임플란트 연구·제조 업체들의 발전과 성장을 이뤄 내고 있다. 수많은 임플란트 회사들이 많은 연구와 투자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될 만큼 좋은 한국산 임플란트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임플란트는 담당 치과의사가 훨씬 더 많은 정보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자가 결정하기 보다는 치과의사가 최적의 종류를 선택해 주는 게 맞다. 임플란트가 대중화되면서 환자들이 광고에서 본 특정 임플란트를 사용해 달라고 요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최적의 임플란트란 치아의 위치, 뼈의 두께, 뼈의 단단함, 맞닿는 치아와의 거리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담당 의사가 자기 손에 익숙한 임플란트 중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임플란트는 기존의 다른 보철물과는 다르게 수술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들이 ‘영구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모님이 주신 치아도 빠졌고, 그래서 해넣은 임플란트가 어찌 영구적일 수 있다는 말인가? 필자는 임플란트의 성공은 환자와 의사에게 반반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에게 맞는 임플란트를 잘 선택해 최적의 방법으로 수술하는 것이 의사의 일차적인 책임이고, 나머지 열심히 관리하는 것은 환자의 책임이다.

여기서 관리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남아 있는 내 치아들과 같이 하루에 두세 번 칫솔질을 잘 해주고, 여기에 더해서 치간 칫솔을 하루에 한번 정도는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치과 방문이다. 최소한 6개월 단위로 방문해 문제가 생기더라도 초기에 해결해야 한다.

임플란트는 감각을 느끼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염증이 생겨서 상당히 많이 진행돼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그리고 기계적인 연결이기 때문에 스크류가 풀려서 제자리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경우도 가끔 생긴다. 그 사실을 잘 못 느끼고 사용하다 보면 힘이 누적돼 내부 스크류가 파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치과 방문과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플란트는 지속적인 관리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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