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초음파 검사의 가치
2020년 05월 07일(목) 00:00
김용균 첨단우리병원 영상의학과 원장
의료용 초음파는 1940년대부터 사용됐다. 우리나라에는 1980년 초 초음파 장비가 도입돼 의료 분야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그 후 40년이 지나고 의료 분야에서 초음파는 X-ray, CT, MRI와 더불어 환자 진료에 있어 필수적인 검사가 됐다. 갑상선, 복부 및 유방 초음파 검사는 건강 검진 때 꼭 필요하다.

정형외과 분야에서도 초음파 검사가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알아 보자.

첫 번째, 64세 여자 환자가 1년 전부터 양측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그동안 보존적 치료를 했고, 며칠 전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면서 좌측 어깨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아왔다. 환자는 초음파 검사로 극상건 파열을 진단받았고, 수술을 통해 증상이 좋아졌다. 이 같이 어깨 통증 및 움직임 제한은 40대 이후에서 많이 발생하고, 이중 회전근개 손상으로 인한 것이 흔하다.

두 번째, 43세 남자 환자가 좌측 팔꿈치의 바깥쪽 부위 통증으로 내원했다. 초음파 검사로 흔히 ‘테니스 엘보’라 불리는 외측상과염으로 진단했다. 흔히 팔꿈치 관절에 외측상과염이 있을 때 외측 측부 인대의 손상이 잘 동반되는데, 초음파 검사는 내반 스트레스 검사 동안의 역동적 스캔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초음파 검사는 정적인 검사뿐 아니라 역동적 검사를 통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세 번째, 30세 남자 환자가 손목과 엄지 쪽 통증으로 내원했다. 환자는 평소에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자주 사용했는데, 초음파 검사를 통해 ‘드퀘르벵 증후군’으로 밝혀졌다. 이와 다르게 손목의 근위부에서 발생하는 손목 교차 증후군도 초음파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네 번째, 51세 여자 환자는 음식점을 하면서 평소에 손가락을 많이 사용한 탓에 두 번째 손가락이 구부려진 채로 잘 펴지지 않는 증상에 시달렸다. 손가락 힘줄에 생긴 종창 등으로 인해 손가락을 움직일 때 힘줄이 마찰을 받아 딱 소리가 나면서 통증을 느끼는 ‘방아쇠 수지’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이 역시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었다.

다섯 번째, 43세 여자 환자가 달리다가 도움닫기 동작을 하던 중 오른쪽 다리 안쪽 부위에 심한 통증과 함께 근육이 찢어지는 증상으로 병원에 왔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안쪽 장딴지근의 파열과 내부 혈종을 발견했고, 흔히 ‘테니스 레그’로 불리는 진단을 받았다.

여섯 번째, 23세 남자 환자가 축구를 하던 중 왼발을 삐었는데,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발목 관절 통증과 붓는 증상에 시달렸다. 환자는 수년 전에도 왼쪽 발을 심하게 삐었고 이후 자주 발을 삐고, 발목관절 외측이 불안정함을 호소했다. 환자는 엑스레이 검사에서 발목관절 외측 측부 인대 손상이 의심되는 소견을 보였다. 이에 시행한 초음파 검사에서 종비 인대와 전거비인대의 파열을 진단받고, 수술을 통해 증상이 호전됐다.

일곱 번째, 22세 남자 환자가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면서 왼쪽 앞가슴을 부딪쳤는데, 그 후 숨만 쉬어도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일반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았으나, 통증 심했던 환자여서 추가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갈비뼈 골절을 확인했다.

이처럼 정형외과 영역에서 전신에 걸쳐 다양하게 근골격계 초음파 검사가 이용되고 있으며, 최근 의료 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더욱 많은 분야에서 시행되고 있다. 더구나 초음파 검사는 엑스레이나 CT 검사와 다르게 방사선 노출에 대한 위험성이 없고, MRI 검사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초기 검사로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초음파 검사는 진단의 정확성이 높고, 아주 작은 신체 구조물에 대해서도 세밀한 검사가 가능하다. 또한 환자와 상호작용하며 실시간 검사가 가능해 다른 검사에서 놓칠 수 있는 질환을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CT나 MRI에 비해 초음파 검사는 같은 장비를 이용하더라도 검사자의 경험, 해부학적 지식, 스캔 기법, 그리고 영상 소견에 대한 지식 정도에 따라서 잘못된 진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초음파 검사는 전문 병원에서 경험 많은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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