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지역 기업들 ‘휘청’…위기 극복 총력
금호고속 경영진 20% 임금삭감·단기 무급휴직 대상 확대
금호타이어 中 원자재 수급 차질에 주가 하락…자사주 매입
유통업계 매출 반등·기아차 일부공장 가동 등 회복 기대도
2020년 02월 18일(화) 00:00
코로나19 여파에 광주·전남지역 기업들이 ‘휘청’ 거리고 있다. 버스 이용객 감소로 타격을 입은 금호고속은 ‘임원 임금 삭감’ 카드까지 꺼냈다.

중국발 원자재 수급 차질로 인한 자동차산업 위기에 주가 하락세를 겪던 금호타이어는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기아차 광주공장 역시 일부 공장의 ‘셧다운’이 연장되면서 지역 협력업체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차츰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유통업계 매출이 반등하고 있고, 중국에서의 부품 수급이 재개되는 등 자동차업계의 위기감이 가시고 있다는 점에서 이달 고비를 버티면 지역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7일 금호고속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상경영 차원에서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사무직 직원만 대상으로 실시하던 단기 무급휴직도 승무사원과 기술사원까지 확대했다.

금호고속은 현재 KTX와 SRT 등 고속철도로 이용객이 유출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겹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 사태 직후 버스이용객 수가 전년 대비 20% 감소하더니, 최근에는 무려 40%상당 급감했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이용객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진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20% 임금을 삭감해 경영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더블스타의 투자유치 이후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으면서 상승세를 타던 금호타이어도 코로나 여파의 유탄을 맞았다.

최근 코로나19로 중국에서의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자동차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단기간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전대진 사장이 자사주 1만주를 매입하고, 김상엽 영업마케팅본부장이 7000주를 매입하는 등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면서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도 3공장의 봉고·트럭 라인의 휴업을 당초 14일에서 19일까지 연장했다가 이날 21일까지로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카니발과 스팅어, K9, 스토닉 등을 생상하는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도 휴업을 19일까지 재연장했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배선 뭉치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부족으로 휴업 기간을 10∼11일에서 14일로 연장했다가 또다시 연장을 거듭한 것이다.

앞서 광주 1·3공장(대형버스 라인)과 2공장도 14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최근 잦은 휴업으로 광주에서만 4000대가 넘는 물량의 생산차질로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기아차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업계가 잇단 휴업에 들어가면서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도 피해를 호소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지역 기업들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달 최대 고비를 넘기면 차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안도감도 나오고 있다.

우선 와이어링 하니스를 비롯한 급한 부품이 다시 들어오면서 우려했던 ‘휴업장기화’ 고비는 넘긴 상태다.

아직 부품 공급이 원활치 않아 생산속도 조절 등에 따른 협력업체의 고충이 해소됐다고 볼 수 없으나, 완성차업계의 생산이 정상 가동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직격탄을 맞았던 유통업계는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신세계와 롯데백화점 광주점을 비롯한 백화점과 아웃렛, 대형마트 등은 10~60% 상당 매출이 급감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이후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지난 주말 매출이 50~60% 상당 오르는 등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광주의 한 경제계 인사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위기를 넘긴 뒤 규모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자칫 사태가 더 심각해지거나 여파가 장기화돼 지역경제 피해가 겉잡을 수없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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