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집 밖으로…돌아오는 손님, 숨통 트인 상가
코로나19 주춤…광주 주말 돌아보니
마트 북적이고 술집 줄 서고…영화관 관객도 2배 가량 늘어
평소에는 못 미쳐…공공기관, 전통시장 장보기 등 소비 촉진
2020년 02월 17일(월) 00:00
광주·전남지역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 등 공포와 우려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식당과 쇼핑가를 찾는 시민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주말인 15일 밤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 한 실내포장마차에 들어가려는 젊은이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위쪽) 같은 날 오후 이마트 광주점 지하1층이 물건을 고르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지난 주말보다는 나아졌어. 날씨가 따뜻해져서 야채가 빨리 나왔는데 손님이 없으면 정말 큰일이거든.”

15일 오후 광주시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만난 김모(73) 할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30년이 넘게 시장에서 야채를 팔아온 김 할머니는 “평소보다는 못하지만 어제 장날(14일)에는 지난 장날보다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지역 경제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집 밖으로 나서기를 꺼렸던 지역민들의 발길이 전통시장, 대형마트, 음식점, 영화관 등으로 이어졌다.

박창순(57) 말바우시장상인회장은 “평소 시장을 찾는 손님이 4000~5000명 수준인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부터 손님 보기가 힘들어졌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나마 5일 전부터 회복 기미가 보이면서 오늘은 장날이 아닌데도 평소의 80% 수준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두 딸과 말바우 시장을 찾은 이모(41)씨도 “주말이라 집에만 있기 심심하고 신종코로나가 다소 진정되는 것 같아 마스크 쓰고 얘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빵 좀 사려고 모처럼 나왔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모처럼 손님들로 북적였다. 15일 오후 5시께 찾은 동구 계림동 홈플러스와 이마트 광주점 등에는 과일과 식료품을 사려는 손님들이 많았다.

서구 치평동에 살고있는 박혜원(여·55)씨는 “코로나로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음식 재료가 모두 떨어졌다”며 “최근에는 코로나가 주춤하는 듯 해 모처럼 장 보러 나왔다”고 말했다.

식당가와 술집에서도 활기가 느껴졌다. 지난 주만 해도 텅 비었던 광주신세계 지하식당가는 평소 주말 수준의 손님들로 북적였다. 코로나로 손님들이 대폭 줄었던 서구 상무지구 포장마차를 찾는 손님들도 평소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 주점은 평소에도 들어가려는 손님들로 30m 가량 긴 줄이 생기는 곳으로, 술집 관계자는 “목요일부터 손님이 다시 늘면서 평소의 80% 수준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님을 보기 힘들었던 상가도 비슷했다. 지난 15일 오후 광주시 서구 금호월드 6층 혼수용품 매장도 고객들로 북적였다.

결혼을 앞두고 혼수용품 구매를 위해 금호월드를 찾았다는 서모(여·28)씨는 “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지하 주차장에 차량을 대기가 힘들 정도여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영화관을 찾는 지역민도 늘었다. 지난 14~15일 광주지역 영화관 관람객은 2만 6198명으로, 1주일 전인 지난 7~8일 관람객(1만 3933명)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공공기관들은 자금을 풀고 소비 캠페인을 벌이는 등 ‘불안을 떨쳐내고 일상 경제 소비활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하는 등 지역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광주시 동구는 평소 300명 수준이던 구내식당 이용객을 200명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인근 음식점을 이용키로 했고 광주시도 오는 18일까지 구내식당 대신 주변 식당을 이용키로 했다.

광주시는 또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3주 간 5개 구, 공사·출연기관 등을 대상으로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추진키로 했다. 광주상생카드 할인율을 10%까지 높여 판매하고 432억원 규모의 골목상권 특례보증 지원을 확대키로 하는 등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추진중이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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