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자네에게 믿는 일이란 무엇인가 윤춘호 지음
2019년 12월 13일(금) 04:50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은 조선 후기에 서학, 즉 천주교를 수용한 가문의 일원이었다. 셋째 형인 약종은 신유박해 때 서소문 밖에서 순교했고, 둘째 형 약전도 서학에 깊이 빠졌다. 맏형 약현은 조선교회 참상을 알리는 백서를 쓴 황사영을 사위로 뒀다. 정약용 누이는 한국인 최초 영세자 이승훈(1756∼1801)과 혼인했다. 정약용은 이승훈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고 동지였고 처남이었다.

이승훈을 주인공으로 삼은 ‘다산, 자네에게 믿는 일이란 무엇인가’가 출간됐다. 이승훈은 18세기 조선인 최초로 세례를 받은 1호 천주교 신자였고 조선 천주교회 설립의 주역이었다. 그는 1801년 45세에 서학을 들여오고 이를 믿었다는 이유로 참수형을 당했다.

SBS 기자로 일했으며 지금은 논설위원으로 재직중인 저자 윤춘호는 책에서 첫 한국인 영세자이자 다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이승훈의 삶을 통해 믿음의 의미를 묻는다.

책은 처형을 앞둔 이승훈이 다산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여보게, 다산! 방금 전에 자네는 살아남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네”로 시작한 편지는 “한때의 동지로서 말하노니 부디 부끄러움을 아시게”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그가 사형집행 직전에 정약용에게 남긴 유언같은 글이다.

책은 조선 사회에서 선택 받은 자였고, 그 체제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았던 그가 왜 천주교라는 위험천만한 선택을 했는지 등과 같은 질문에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믿음이란 무엇이고, 국가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푸른역사·1만5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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