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죽음, 언제까지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2019년 11월 26일(화) 04:50
해양 쓰레기란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폐기물과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모두 포함하며, 일반적으로 고체 형태의 폐기물만을 의미한다.

해양 쓰레기는 분포하는 위치에 따라 해변·해안 쓰레기, 부유 쓰레기, 해저·침적 쓰레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해양 쓰레기는 육지 쓰레기가 하천과 강을 타고 바다로 흘러들면서 발생한다.

특히 장마철 폭우 또는 태풍이 발생할 경우, 바다에 유입되는 쓰레기의 양은 증가한다.

또한 피서객이 해수욕장에 버린 쓰레기가 파도 또는 바람에 휩쓸려 바다에 들어가는데, 이 외 배에서 버린 쓰레기도 해양 쓰레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해양 쓰레기가 우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바다에 버려진 어망이나 통발에 생물이 걸려 죽는 유령 어업(Ghost fishing) 문제가 심각하다. 매년 바다새 100만 마리, 고래나 바다표범 등 보호해야 할 해양 포유동물 10만 마리가 해양 쓰레기에 걸려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닐봉지, 플라스틱 조각, 스티로폼 등은 바다 생물의 위장에 쌓여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생물들이 먹을 것을 먹지 않아 서서히 죽게 만들기도 한다. 해양 쓰레기로 인한 바다 생태계 문제는 국가 차원의 제도적·기술적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첫째, 기존의 플라스틱을 대체해야 한다. 2018년 10월 기준, 해양 쓰레기는 담배꽁초가 241만 2151개로 1위를 차지했고, 음식 포장지(173만 9743개)와 플라스틱 병(156만 9135개)이 뒤를 이었다. 재활용법에 따라 2018년 8월부터 카페와 같은 식품접객업으로 등록된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시 사업자에게 최소 20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우산의 빗물을 방지하기 위해 썼던 비닐 역시 이제는 대부분 제공하지 않으며, 편의점과 마트에서 무상 제공됐던 봉투도 이제는 유상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아가 국가는 소비자들이 옥수수와 사탕수수, 미역과 같은 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어지는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둘째,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은 132.7㎏으로 세계 1위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대책 없이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과거엔 중국에 다량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출했으나 2018년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면서 쓰레기들이 동남아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제품 소비를 줄임으로써 기업의 대체 원료 사용을 촉진할 수 있다는 말은 모순이다. 해양 쓰레기 1·2·3위는 담배꽁초, 음식 포장지, 플라스틱 병이다. 이들은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플라스틱이 아닌 제품을 찾기는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선택지가 없다. 기업에 대한 국가적 개입이 절실한 이유다. 국가는 기업에게 생분해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셋째, 기존의 플라스틱을 분해하도록 만드는 연구에 대한 국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꿀벌부채명나방’이 장내에서 플라스틱을 소화시켜 분해한다는 사실을 발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한다면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해당 연구진들을 향한 국가의 폭 넓은 지원이 절실하다. 연구진들도 또 다른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기술과 바이오 생분해 플라스틱이 대중화될 경우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매년 8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바다 생태계에 적신호가 켜진 지금, 걱정만 하기보다는 현재 행동할 수 있는 부분은 실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해양 쓰레기 문제는 국가 차원의 지속적이고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여기에 기업과 국민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느리지만 분명하게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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