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국인 사령탑 선임] ML 선수·감독 활약한 스타 … KIA 새바람 분다
맷 윌리엄스, 메이저리그 선수로 17시즌 1866경기 378홈런 타율 0.268
올스타 5회·3루수 골든글러브 4회...김병현의 동료로 한국 팬들에 익숙
워싱턴 등서 9년간 지도자로 활약 2014~15년 감독으로 승률 0.552
데이터 분석력·전문성 등 좋은 점수 ML식 굵은 야구+세밀함 ‘기대’
2019년 10월 16일(수) 04:50
위기의 ‘호랑이 군단’이 외국인 감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15일 마침내 KIA 타이거즈의 신임 감독이 결정됐다. KIA는 이날 맷 윌리엄스(Matthew Derrick Williams·54)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작전 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타이거즈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 타이틀을 차지한 윌리엄스 감독은 국내 팬에게 잘 알려진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뛴 윌리엄스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클리블랜드, 애리조나에서 1866경기에 출장했으며, 378홈런, 1218타점 타율 0.268을 기록했다. 5차례나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혔고, 3루수로서 4차례 골든글러브와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그는 ‘BK’ 김병현의 동료로도 한국 야구팬들에게 친숙하다. 윌리엄스 감독은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주전 3루수 겸 4번 타자로 활약하며 김병현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궜다.

지도자로서도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다.

2010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윌리엄스 감독은 워싱턴 내셔널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9년간 지도자로 활약했다. 특히 2014~2015시즌에는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을 맡아, 2104년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도 수상했다. 감독으로서는 2년간 179승 145패 승률 0.552를 기록했다.

KIA는 ▲데이터 분석 및 활용 ▲포지션 전문성 강화 ▲프로 선수로서 의식 함양 ▲팀워크 중시 등 구단의 방향성을 실현할 적임자로 윌리엄스 감독을 선택했다.

김응용 감독을 중심으로 ‘해태 왕조’로 군림했던 타이거즈는 KIA로 간판을 바꾼 뒤 김성한, 유남호, 서정환, 조범현, 선동열, 김기태 감독으로 팀을 꾸렸다.

하지만 타이거즈 출신 김성한, 유남호, 서정환 감독은 미숙한 선수단 운영과 혹사 논란 속에 미래를 만들지 못했다. ‘레전드’ 선동열 감독은 3년 간 가을 잔치를 경험하지 못하고 퇴장했다.

외부 지도자로 팀을 맡았던 조범현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각각 2009년과 2017년 통합 우승을 일궜지만 우승의 영광은 짧았다. 우승 이후 선수단 재정비에 실패했고, 외부 목소리에 흔들리면서 왕조 재건의 기회를 놓친 두 ‘우승 감독’은 자진사퇴로 쓸쓸히 퇴장했다.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타이거즈만의 팀 컬러를 만들어야 했던 구단의 역할도 부족했다. 사령탑에 따라 팀은 요동쳤고, 실패의 책임은 감독의 몫이 됐다.

장기적으로 강팀을 만들어가려는 KIA는 외국인 감독으로 새 판을 짜게 됐다.

선수들은 모두 ‘신인’ 입장이 돼서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야수진의 ‘세대교체’ 문제에 직면한 KIA는 새로운 경쟁 구도 속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 빅리그식 선 굵은 야구 속에 데이터를 활용한 세밀한 승부도 KIA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새로운 야구 문화 속에서 낯선 선수들로 2020시즌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만큼 윌리엄스 감독의 걸음은 빨라질 전망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17일 한국에 입국해 18일 마무리캠프가 진행되는 함평 챌린저스필드로 달려가 선수단과 상견례를 할 예정이다.

윌리엄스 신임 감독은 “명문인 KIA타이거즈의 감독을 맡게 돼 영광이다. 한국 팬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렌다. 또한 열정적인 타이거즈 팬들과 빨리 만나 함께 호흡하고 싶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을 통해 기량 발전을 이끌어 내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과 코치는 솔선수범 해야하고, 선수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쌓은 다양한 경험을 팀에 접목해, KIA타이거즈가 꾸준한 강팀이 될 수 있도록 기초를 닦겠다”고 말했다.

한편 KIA는 선수단의 특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박흥식 감독 대행에게 2020시즌 퓨처스 지휘봉을 맡겼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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