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포-추석 일주일 앞두고 태풍 강타 나주 배 농가 가 보니
태풍에 우수수 낙과…“올 농사 망쳤어요”
465㏊ 낙과 피해…주력 품종 ‘황금배’ 피해 커
나무 꺾이고 잎 떨어져 남은 과일도 성장 못해
영암·순천 배 농가도…곡성 사과농가도 피해 호소
465㏊ 낙과 피해…주력 품종 ‘황금배’ 피해 커
나무 꺾이고 잎 떨어져 남은 과일도 성장 못해
영암·순천 배 농가도…곡성 사과농가도 피해 호소
![]() 8일 나주시 산포면에서 배농장을 운영하는 남형근씨가 태풍 ‘링링’으로 인해 땅에 떨어진 배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나주시 등 전남지역 1160㏊가 낙과 피해를 입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휩쓸고 지나간 나주시 산포면 신도리 배농장은 ‘처참’ 그 자체였다.
태풍이 덮친 지 하루만인 8일 오전 10시께 찾은 배농장 바닥에는 출하를 앞둔 어른 주먹보다 큰 배들이 가득했다. 새파란 잎들도 강풍을 견디다 못해 바닥을 나뒹굴었다. 농민들의 입에선 배나무까지 상해 내년 배 농사도 망쳤다는 푸념이 터져나왔다.
15년 째 1㏊(3만3057㎡) 대지에 1000그루 가량을 재배 중인 농장주 남형근(60)씨는 “추석 명절 대목을 맞아 출하를 앞둔 배 중 40% 정도가 낙과 피해를 입은 것 같다”면서 “올해는 정말 고통스럽다”며 울먹였다.
그는 또 “흔히 낙과만 피해라고 생각하지만, 광합성을 해 영양분을 전달해야 할 잎들이 모두 떨어져 남아있는 배들도 정상적으로 성장할 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씨는 “한그루 당 200~300개의 배가 열리는데, 이번 태풍으로 100여 개의 배가 피해를 입었다”면서 “배 하나당 수확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500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피해금액만 5000만원 이상이다. 특히 주력 수출품종인 ‘황금배’의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둔 지난 6일과 7일 태풍 ‘링링’이 전남지역 과수농가 등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수확철을 맞은 농부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올해는 4월 이상 저온에 이어 긴 가을장마, 그리고 태풍 피해까지 겹치면서 과수농가들이 역대급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8일 전남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번 제13호 태풍은 7일 오전 6시 기준 23.6㎧의 강풍을 동반하며 나주지역 배 재배 농가 465㏊에 낙과 피해를 입힌 것으로 집계됐다. 배의 경우 대개 절기상 ‘처서’가 지나고 첫 서리가 내리는 음력 9월 10일께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나선다는 점에서, 이번 태풍은 배가 한창 성장할 시기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게 배 농가들의 말이다.
배 농가들이 밀집해 있는 영암과 순천시 낙안면 등도 이번 태풍으로 대규모 낙과 피해를 봤다.
강선배 낙안배영농조합법인 상무이사는 “가을장마로 수확 시기를 놓친 데다 올 추석은 여느 해보다 빨라 피해 규모가 그 어느해 보다 컸다”고 말했다.
배와 함께 수확철을 앞둔 사과농가들도 극심한 낙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전남의 대표적 사과 주산지인 곡성에선 44ha사과 농장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9일에도 크고 작은 비 소식이 예보돼 태풍피해 복구에 나선 과수농가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한 농민은 “또 비가 내린다고 하니 뒷수습을 할 의욕조차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방기상청은 북상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9일까지 광주·전남지역에 30~80㎜의 양의 비가 내리고, 해안 일부 지역은 100㎜ 이상 오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다.
/나주=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태풍이 덮친 지 하루만인 8일 오전 10시께 찾은 배농장 바닥에는 출하를 앞둔 어른 주먹보다 큰 배들이 가득했다. 새파란 잎들도 강풍을 견디다 못해 바닥을 나뒹굴었다. 농민들의 입에선 배나무까지 상해 내년 배 농사도 망쳤다는 푸념이 터져나왔다.
그는 또 “흔히 낙과만 피해라고 생각하지만, 광합성을 해 영양분을 전달해야 할 잎들이 모두 떨어져 남아있는 배들도 정상적으로 성장할 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씨는 “한그루 당 200~300개의 배가 열리는데, 이번 태풍으로 100여 개의 배가 피해를 입었다”면서 “배 하나당 수확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500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피해금액만 5000만원 이상이다. 특히 주력 수출품종인 ‘황금배’의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8일 전남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번 제13호 태풍은 7일 오전 6시 기준 23.6㎧의 강풍을 동반하며 나주지역 배 재배 농가 465㏊에 낙과 피해를 입힌 것으로 집계됐다. 배의 경우 대개 절기상 ‘처서’가 지나고 첫 서리가 내리는 음력 9월 10일께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나선다는 점에서, 이번 태풍은 배가 한창 성장할 시기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게 배 농가들의 말이다.
배 농가들이 밀집해 있는 영암과 순천시 낙안면 등도 이번 태풍으로 대규모 낙과 피해를 봤다.
강선배 낙안배영농조합법인 상무이사는 “가을장마로 수확 시기를 놓친 데다 올 추석은 여느 해보다 빨라 피해 규모가 그 어느해 보다 컸다”고 말했다.
배와 함께 수확철을 앞둔 사과농가들도 극심한 낙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전남의 대표적 사과 주산지인 곡성에선 44ha사과 농장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9일에도 크고 작은 비 소식이 예보돼 태풍피해 복구에 나선 과수농가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한 농민은 “또 비가 내린다고 하니 뒷수습을 할 의욕조차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방기상청은 북상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9일까지 광주·전남지역에 30~80㎜의 양의 비가 내리고, 해안 일부 지역은 100㎜ 이상 오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다.
/나주=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