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마운드 ‘직구’에 살어리랏다
SK·LG 등 상위팀과 최근 8경기 5승 3패
양현종, 시즌 초반 부진 구속 살아나며 연승모드
홍건희·차명진·김기훈·문경찬 묵직한 직구 장점
변화구와 볼배합 상대 공략…자신감 동반 상승
2019년 06월 28일(금) 04:50
양현종
차명진






문경찬






문경찬






김기훈






‘강한 마운드’의 답은 직구다.

KIA 타이거즈의 최근 상승세에는 토종 선발진의 힘이 있다.

KIA는 지난 18일 1위 SK를 시작으로 LG, 키움 등 난적과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우려와 달리 KIA는 26일 경기까지 5승 3패를 수확하며 중위권 싸움에 청신호를 켰다.

양현종이 에이스의 면모를 보이며 마운드의 반등을 이끌었다. 4·5선발 경쟁 중인 홍건희, 차명진, 김기훈도 선발 임무를 완수하며 팀에 승리를 안겨줬다. 이들의 최근 활약 뒤에는 직구 힘이 있다.

겨울 훈련이 부족했던 양현종은 경기를 풀어가면서 힘이 붙었다. 직구 평속이 상승하면서 양현종다운 공격적인 피칭이 빛을 발하고 있다. 힘 붙은 직구를 바탕으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상대 타이밍을 뺏으며 노련하게 상대를 요리해 가고 있다.

홍건희와 차명진, 김기훈도 직구가 먼저 떠오르는 선수들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는 것은 아니다.

홍건희는 지난 20일 SK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했다. 불펜 난조로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승리의 주역으로 박수를 받았다.

5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한 홍건희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8㎞이었다. 하지만 홍건희는 밸런스를 바탕으로 한 140㎞ 초반대의 묵직한 직구로 좋은 승부를 펼쳤다.

홍건희는 “내가 150㎞를 던지는 투수 아니다. 구속에만 신경 쓰다보면 힘 비축을 못해서 긴 이닝을 못 간다”며 “밸런스로 던지는 느낌으로 공을 뿌리면 힘도 있고, 구속이 안 나오더라도 타자들이 중심에 못 맞추고 밀리는 모습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지난 22일 LG원정에서 시즌 3승에 성공한 차명진의 이날 직구 최고 스피드도 143㎞에 머물렀다.

상대를 움찔하게 할 정도의 스피드는 아니지만 좋은 구위로 정타를 피하고 있다. 자신의 장점을 잘 아는 차명진도 스피드가 아닌 구위에 욕심을 내면서 ‘볼넷’과의 싸움을 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26일 키움전에 기록된 ‘고졸 루키’ 김기훈의 프로 첫 승에도 직구가 있다.

‘제구 난조’에 발목 잡히면서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보낸 김기훈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으로 첫 타자를 돌려세운 김기훈은 세 타자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삼진과 좌익수플라이로 실점 없이 1회를 넘긴 김기훈은 6.2이닝 1피안타 5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7번째 선발 등판을 마무리했다. 이 경기를 통해 김기훈은 프로데뷔 후 첫 승을 거뒀다.

위기를 넘고 첫 승까지 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직구 자신감’이 있었다.

김기훈의 직구 위력을 잘 아는 벤치와 포수 한승택은 직구 승부로 돌파구를 찾았다.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김기훈은 이날 80개의 직구를 던지며 힘으로 선배들을 압도했다.

불펜에서도 직구로 날개를 단 이들이 있다.

하준영과 전상현은 지난해에 비해 직구 스피드가 6~7㎞ 이상 증가했다. 웨이트와 하체 운동에 비중을 두고 스피드를 극적으로 끌어올리면서 변화구 승부에도 여유가 생겼다. 동시에 자신감까지 상승하면서 두 사람은 KIA의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문경찬은 장기인 90㎞대의 슬로 커브를 봉인하고 직구로 승부를 하고 있다. 역동적인 투구폼과 자신감, 여기에 빠른 투구 템포까지 더한 문경찬은 직구로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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