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 광주가 2017년 촛불혁명으로 부활”
문재인 대통령, 독일 일간지 ‘FAZ’ 기고문
한국의 민주화운동은 ‘5·18 광주의 진실’ 알리고 밝히는 것
광주형 일자리가 경제민주화·포용국가의 노둣돌 되고 있다
2019년 05월 07일(화) 00:02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기고문에서 광주 정신이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고, 광주형 일자리가 포용국가의 노둣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3면>

문 대통령은 기고문을 통해 “광주는 한국 현대사를 상징하는 도시이며 한국인들은 광주에 마음의 부채를 갖고 있고 지금도 많은 한국인이 광주를 생각하며 끊임없이 스스로 정의로운지 되묻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80년 봄, 광주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신군부는 학살을 자행했고 5월 18일 떨어지기 시작한 광주의 꽃잎들은 5월 27일 공수부대의 도청 진압으로 마지막 꽃잎마저 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광주의 비극은 처절한 죽음과 함께 막을 내렸지만 한국인에게 두 개의 자각(自覺)과 한 개의 의무를 남겼다고 했다. 첫 번째 자각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국가폭력에 맞선 사람들이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라며 “폭력의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낸 사람들은 노동자와 농민, 운전사와 종업원들, 고등학생들이었고 사망자 대부분도 이들이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자각에 대해서는 “국가의 폭력 앞에서도 시민들은 엄청난 자제력으로 질서를 유지했다는 것”이라며 “항쟁 기간동안 단 한 차례의 약탈이나 절도가 없었다는 것은 이후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자부심이며 동시에 행동지침이 됐다”고 밝혔다. 도덕적 행동이야말로 부정한 권력에 대항하는 가장 위대한 행동이고, 도덕적 승리는 느려 보이지만 진실로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도 했다.

한 개의 의무에 대해서는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광주에 가해진 국가 폭력을 폭로하고 감춰진 진실을 밝히는 것이 곧 한국의 민주화운동이었고, 문 대통령 자신도 변호사로 일하며 광주를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바치고 끊임없이 광주를 되살려낸 끝에 한국의 민주주의는 찾아왔고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독일 제1공영방송 특파원이었던 위르겐 힌츠피터 기자가 ‘외로운 광주를 가장 먼저 세상에 알린 사람’이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광주형 일자리’도 강조했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가 사회적 대타협의 모범을 만들었고,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980년 5월의 광주가 민주주의의 촛불이 되었듯, ‘광주형 일자리’는 사회적 타협으로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보여주었고 포용국가의 노둣돌이 되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평범한 사람들이 공정하게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정의로운 국가의 책임과 보호 아래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나라가 촛불혁명이 염원하는 나라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민은 한 번의 폭력사건 없이 2017년 3월 헌법적 가치를 위반한 권력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며 “가장 평범한 사람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민주주의 지켜냈다. 1980년 광주가 2017년 촛불혁명으로 부활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등과 관련, 기고문의 마지막에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그러하듯, 괴테가 남긴 경구처럼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도 않고’”라고 적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흔들림없이 가져가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임동욱 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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