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구전 생물자원 건강지식 집대성< 口傳 >
배탈에는 쑥즙, 관절통에는 쇠무릎 뿌리, 붓기 빼기엔 호박
국립생물자원관 5556건 발굴…‘전통지식’ 홈페이지 공개
2019년 04월 26일(금) 00:00
전남지역에서 조상 대대로 입으로 전해오던 전통건강지식이 집대성 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5일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전남지역 생물자원 전통지식을 조사해 총 2539건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다도해해상(고흥·여수), 무등산, 월출산 국립공원 지역 106개 마을에 사는 어르신 299명(평균 79.1세)을 대상으로 개별 또는 집단 면담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관속식물, 어류, 무척추 동물에 속하는 340여 종의 생물자원이 약용·생활용·식용·어로용·제충용 등 다양한 전통지식과 관련돼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굴된 2539건에 과거 2차례(2010년 지리산국립공원, 2017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일부) 발굴한 3017건을 더해 총 5556건의 전통지식을 활용빈도·중요도 등 4가지 가치지수(전통지식에 이용되는 생물자원의 상대적인 중요도를 알아보는 분석방법)로 분석했다.

가치지수별로 상위에 드는 생물자원은 쑥·느릅나무·벼·쇠무릎·호박 등으로 나타났다.

주요 전통지식 적용 사례로는 배탈·설사·복통 또는 코피가 날 때 쑥즙을 마시거나 쑥잎을 으깨 붙이기, 부스럼이나 종기에는 느릅나무 껍질 붙이기, 두드러기에는 볏짚을 태운 연기 쐬기, 허리나 무릎 관절이 아플 때에는 쇠무릎 뿌리 달여 먹기, 아기를 낳고 몸이 부을 때는 호박을 먹기 등이 있다.

또 오줌을 자주 쌀 때는 가물치를 고아 먹였으며, 허리가 아플 때는 왕지네를 먹는 등 동물자원에 대한 전통지식도 발굴됐다.

지금까지 발굴된 전통지식 10만여 건을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통합관리시스템’(species.nibr.go.kr)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김병직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전남 지역에 전통지식을 갖고 있는 어르신들의 고령화와 이를 계승할 젊은세대들이 부족해 전통지식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국립공원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생물자원 전통지식 조사를 2020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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