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예술로 조명한 비무장지대
베니스비엔날레 초청작도 전시
‘문화역서울284’ 5월 6일까지
2019년 04월 15일(월) 00:00
KTX가 출발하는 서울역 바로 옆에 자리한 옛 서울역사는 남과 북을 연결했던 경의선 열차의 ‘출발점’이라는 장소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옛 서울역사를 리모델링한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는 ‘디엠지(DMZ)’(5월 6일까지)전은 비무장지대의 변화와 평화 과정을 조명하는 기획이다. 매표소, 대합실, 역장실, 그릴 등 옛 공간을 그대로 활용한 전시는 공간이 주는 매력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어 흥미롭다.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총괄기획한 전시는 비무장지대의 변화를 상상해보는 ‘비무장지대(DMZ), 미래에 대한 제안들’로 시작해 평화를 위해 애쓰는 남북한의 현재 모습을 반영한 ‘전환 속의 DMZ’, 군인·민간인·작가들의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DMZ 등을 보여준다.

옛 중앙홀에 들어서면 DMZ에서 가져온 철조망이 보이고 천장까지 닿을 듯한, 나무로 만든 종탑이 서 있다. 안규철 작가의 ‘DMZ 평화의 종’이다. 작가는 DMZ에서 철거된 철조망의 잔해를 녹여 종을 만들고 그곳에서 가져온 나무로 종탑을 만들었다. 종은 실제로도 울린다. 정연두 작가의 작품 ‘을지극장’은 ‘안보관광’ 장소로 활용되는, DMZ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를 극장으로 상정하고, DMZ에 얽힌 이야기를 실제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을 포착해 유쾌한 느낌을 준다.

3등 대합실에 위치한 승효상의 ‘새들의 수도원’도 인상적이다. 대나무를 활용해 비무장 지대의 조류생태를 살펴 새들의 서식지를 만든 설치작품이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 20년만에 다시 초청된 한국의 이불 작가가 현지에서 선보일 작품의 축소판도 만날 수 있다. 이불 작가는 DMZ 감시 초소(GP) 철수 과정에서 나온 해체 잔해물로 제작된 높이 4m의 대형 모뉴먼트를 베니스 현지에서 전시할 예정이며 이번 서울역사 전시에서는 그 축소판과 스케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1·2 등 대합실과 부인대합실은 DMZ의 가장 상징적인 표상인 군인, 감시초소의 사진, 영상, 아카이브 등을 만날 수 있다. 노순택의 ‘군인사진 아카이브’가 인상적이며 전준호·문경원 작가의 ‘프리덤 빌리지’는 DMZ 안에 있는 ‘자유의 마을’에 관한 프로젝트로 현장에서 가져온 철자재를 활용한 설치와 비디오 작업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2층 전시실에서는 송창, 손봉채, 강운 등 지역 출신 작가들과 손장섭, 김정헌, 이세현, 최진욱 등의 회화 작품을 집중 감상할 수 있다. 무료 관람.

/서울=글·사진 김미은 기자 m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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