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미디어아트 도시를 꿈꾸다<10>오스트리아 린츠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상>
과학·교육·예술의 하모니 자체 기술 세계 모델 됐다
전시만 하는 센터 넘어
프로그램 개발·연구 공간
몸으로 체험하며 교육
센터 싱크탱크 ‘퓨처랩’
다양한 실험·작품 제작
파사드 건물 ‘예술 자체’
2018년 10월 26일(금) 00:00
오스트리아 제3의 도시인 린츠는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도시 브랜드로 많은 명성을 얻으며 미디어 아트 창의도시가 됐다. 미디어 아트의 핵심 시설인 다뉴브강






10월초 찾은 오스트리아 린츠는 ‘부르크너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린츠 시 인근 작은 마을 안스펠덴에서 출생한 세계적인 음악가 안톤 브루크너를 기리는 음악회는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이 사랑하는 음악 축제다. 그리고 또 한명, 린츠를 대표하는 인물은 린츠 근교 브라우나우암인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린츠에서 보낸 아돌프 히틀러다.

린츠는 수도 빈, 그라츠에 이어 오스트리아 제 3의 도시로 불린다.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도시 브랜드 가치로 지난 2009년 유럽문화수도로 뽑혔던 린츠는 지난 2014년에는 유네스코 지정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Ars Electronica)’가 있다.

빈에서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린츠는 음악도시 빈과 짤츠부르크 중간에 위치한다. 인구 20만의 도시로 시내 중심가를 지나 긴 다리를 건너면 도심을 관통하며 흐르는 다뉴브강을 만날 수 있는데, 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브루크너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세운 브루크너 하우스가, 맞은편에는 세계 미디어 아트의 본산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이하 아르스 센터)가 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국제 경연대회),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미술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퓨처랩으로 구성돼 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지금은 매년 1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세계적인 미디어 축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이 그 출발이었다. ‘예술과 기술, 그리고 사회를 위한 축제’를 표방하는 페스티벌은 1979년 ‘부르크너 페스티벌’에서 과학과 예술이 조화를 이룬 콘서트와 레이져쇼 등을 선보이며 시작을 알렸다. 전 세계에서 화제를 모은 페스티벌은 격년제로 열리다 지난 1983년부터는 매회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 1987년에는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를 시작해 세계 미디어 아티스트의 작품을 발굴·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ERROR’을 주제로 열린 올해 행사에는 국제경연대회를 통해 선정된 작품을 포함, 614개 작품이 센터를 비롯해 시 전역에서 관람객들을 만났고 관련 참가자만 1375명에 달했다.

‘미래 박물관’(Museum of the Future)를 표방한 아르스 센터는 지난 1996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상설전시와 함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아르스 센터는 무엇보다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띈다. 2009년 공간을 확장해 현재의 모습을 갖춘 센터는 특히 밤이면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보라색, 주홍색, 푸른색 등 다채로운 색감을 갖춘 모습으로 변신,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 역할을 한다.

센터에서 가장 인기있는 공간은 폭 16m, 높이 9m ‘8K극장’(Deep Space 8K)이다. 전 세계 하나 뿐인 ‘8K극장’에서 3D안경을 끼고 다양한 영상물을 감상했다. 인체 속을 탐구하기도 하고 우주를 탐험하기도 했다.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의 향연, 영상으로 되살아난 중세의 건축물, 스키 경기 등은 직접 현장에 있는듯, 경험하는 듯 사실감을 부여한다. 다양한 연령층과 계층에 맞춘 영상은 100여편에 달한다. 인체 해부 영상은 의학도들의 필수 관람 코스이기도 하다.

아르스 센터의 전시장 규모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소박했다. 특별전은 보통 1년, 길면 2~3년 동안 진행한다. ‘보여주는 전시’ 보다는 ‘몸으로 체험하며 교육하는’ 걸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 열리고 있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전은 브레인, 바이오, VR, 로봇 등을 통해 축구할 때 뇌의 구조를 분석하고, 식물 세포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고, 3D 프린터를 통해 예술작품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주황색 옷을 입은 안내자들은 든든한 힘이 된다.

과학자, 엔지니어, 아티스트 등이 협업하며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작품을 제작하는 ‘퓨처랩’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싱크 탱크로 핵심 시설이다. 지난해 열린 ‘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레이디 가가와 함께 등장했던 300대의 드론쇼는 인텔과 아르스의 합작품이었고, 현재는 일본 통신기업 NTT와 2020년 도쿄 올림픽 개막 행사 드론 2020개를 띄우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다.

퓨쳐랩은 예술가들이 머무는 레지던시와 바이오랩, 로봇랩, 사운드랩 등 다양한 랩으로 구성돼 있으며 세계 각국의 관련자들이 머물고 있다. 현재는 일본, 싱가포르 등 10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 봄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직원 3명이 3개월간 체류했다.

초창기 100% 시 지원을 받았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현재는 자체적으로 예산의 66% 수준을 감당한다. 센터가 개발한 기술이 전 세계의 모델이 되며 수익을 내온 결과다.

커프리드 스토커 아티스틱&매니징 디렉터는 “센터를 막 만들 때만해도 현재의 발전된 모습을 예상하지는 못했다”며 “센터를 교육과 연결시키고 퓨처랩이 경제적인 것과도 연결되면서 얻어낸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센터는 전시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전시를 통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 발전시키는 공간”이라며 “새로운 아이디어는 곧 경제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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