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청년을 말하다] <18> 런치팩 염민지 대표
아이디어만 가져 오세요 보석으로 꿰어 드려요
2017년 10월 18일(수) 00:00
예비 창업자들이나 초기 스타트업들은 사업 초창기 웹·앱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창업자들의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자 없이도 웹·앱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인 ‘런치팩’을 운영하는 염민지 대표를 만났다.

그녀의 어릴 적 꿈은 발명가였다. 페달을 밟아 뚜껑을 여는 휴지통처럼 밟기만 하면 올라가는 변기커버를 만들기도 하고, 화장실 수건걸이를 고무로 감싸는 형태를 발명해 상을 받기도 했다.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걸 해결하는 것이 재미있고 어떻게 해소할까 고민하는 것이 취미였던 그녀가 지금은 예비창업자들에게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당찬 모습의 그녀는 이번 창업 이전에도 오프라인 사업과 대화형 커머스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사업을 진행하며 뼈저리게 느낀 부분이 바로 ‘팀빌딩’의 중요성이었다.

자본이 적고 매출이 곧바로 생기지 않는 스타트업 특성상, 서로간의 믿음과 견고함이 있을 때 창업 성공률이 높다는 주변의 조언을 듣기는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현실의 벽은 훨씬 높았다. ‘누군가 개선하지 못한 것을 스스로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테리어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 창업을 처음 시작했지만 당시 개발자를 찾지 못해 서비스 구현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타이밍을 놓쳐 버린 것이다.

이후 몇 개월 지나 비슷한 앱이 등장했고, 그 앱의 대박 행진을 보며, 제대로 된 팀 빌딩과 적절한 타이밍이 창업 초창기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이러한 시행착오 뒤에 창업한 것이 바로 런치팩이다. 앞선 경험과 실패를 맛보며 그녀가 생각해낸 것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졌지만 자본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서비스 운영의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아이템 개발 및 개선을 기반으로 특허가 출원됐고 이는 지금 런치팩 솔루션의 핵심 가치가 됐다. 특허 이후 런치팩의 운영은 순조로운 듯 했지만 부족한 자본 문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소수 직원으로는 부족해 외주개발에 투자하다보니, 급여 지급도 쉽지 않았다.

끊임없는 고민 끝에 그녀 스스로 내린 솔루션은 ‘선 주문’을 받고 가격은 저렴하게 해주되, 서비스를 만들어주는 소스코드를 솔루션에 활용하는 아이디어였다. 주문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얻을 수 있게 되어 만족하고, 투자자본 수익률 밸런스도 조금씩 맞춰 나갈 수 있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찾아가는 지금, 여전히 ‘팀빌딩’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일이 되게끔 만들려는 팀원들에게 감사함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광주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IT 스타트업이라 기존 개발 지식이나 디자인 지식과 많이 달랐을 텐데도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배운다는 점이 팀원들의 장점이었다. 테스트용 앱을 만들었는데 기존 3개월 걸리던 것을 1주일만에 만들 정도였다고 하니 자랑할 만하다.

그녀를 보람차게 만드는 건 팀원들의 성장과 발전뿐만이 아니다. 호기심있게 물어보고 찾아주는 고객은 그녀가 웃음 짓는 또 하나의 이유다.

“초기 창업자가 모이는 강의프로그램이나 IR세션에 참석하면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고 명함을 주시는 분들이 꽤 많아요. 그 순간 ‘아,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틀리진 않았구나.’라는 확신을 가집니다.”

창업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불편을 더 획기적으로 해소해주는 일에 오늘도 그녀는 사명감을 가진다.

예비 창업자에서 창업자가 되는 건 누구나 가능하지만 창업 1∼3년 사이 죽음의 계곡에서 빠져나와 다음 스텝으로 가는 창업자는 손에 꼽는다. 그녀는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창업자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지도록 스타트업들을 강력히 지원하고 이끌어주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을 이었다.

일단 살아남고, 이후 매출과 고객 확장을 하게 될 때 진정한 일자리 창출이 될 것이고, 이렇듯 데스밸리를 지난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더 다양해지고 선발을 통한 집중 보육이 진행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죽기 전 후회하는 것은 실패한 일이 아니라 하지 못한 일이다.’ 하고싶은 건 다 해봐야 후회가 없다는 그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보다는 ‘도전해보는 것’, 한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떤 성과를 낳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녀는 매일 잠들기 전 오늘 하루를 돌아본다.

그녀는 대단한 일을 해보는 것보단 날마다 일어나는 작고 사소한 일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에 마음을 쓴다. 이 작은 소신이 그녀가 닮고 싶다는 그녀의 어머니처럼 사랑을 듬뿍 주고 일에서도 특별한 가치를 내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앞으로의 삶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강수훈 청년기자

kshcoolguy@hanmail.net



-청년문화기획자

-스토리박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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