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만의 세대교체와 지역경제
2017년 09월 13일(수) 00:00
최 재 호 편집부국장 겸 경제부장
JB금융지주 광주은행장 차기 후보자가 창립 49년 만에 자행 출신 송종욱 부행장으로 결정됐다. BNK 금융지주가 지방 금융지주 가운에 처음으로 회장과 행장을 분리했지만 내홍을 겪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이 3년간 겸직하던 광주은행장 직을 분리시켰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내년 광주은행 50주년을 맞아 조직의 안정 및 내실화와 외연 확장이 이뤄졌다고 판단, 자행 출신 행장 선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은 지난 2014년 JB금융지주에 흡수됐다. 당시 김 회장은 광주은행장을 겸직해 이후 3년간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완성했다는 판단하에 은행장직 연임을 포기하고 분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김 회장의 결단으로 광주은행 창립 49년 만에 내부 출신 토종 은행장 탄생이라는 숙원이 이뤄진 것이다.

사실 김 회장이 광주은행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만 해도 지역에 대한 애향심(愛鄕心)을 기대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 회장은 “지역이 발전하고 커져야 광주은행도 같이 발전한다”는 철학이 확고했다. 지난 대선 때 지역 발전 과제를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 달라고 대선 후보들에게 건의해 주목을 받은 광주·전남 경제단체의 기자회견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지역경제에 대한 고민을 보여 준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김 회장 외연 확장·내실 다져



김 회장은 행장 취임 후 특진 제도를 통해 열심히 일해 성과를 내면 확실하게 보상을 해 주겠다는 메시지로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지역 은행의 한계를 벗어나는 역발상과 혁신적인 도전을 통해 성과를 창출했다. 지역 은행인 광주은행이 서울·인천 등에 소형 전략 점포를 확대함으로써 수도권 틈새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밖에서 벌어서 지역민을 위해 쓰겠다”는 김 행장의 평소 소신과 전략의 실현이었다. 수도권의 풍부한 유동자금을 지역의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공급해 숨통을 트게 해 주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러한 김 행장의 노력은 당기순이익 및 영업이익 등이 크게 성장하는 것과 동시에 은행권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 확보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김 행장은 이익 추구뿐 아니라 지역민을 위한 지역 은행으로서 사회적 책임에도 최선을 다했다. 소외 계층의 자립을 위한 교육과 후원을 비롯한 차별화되고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 등이 그것이다. 또한 김 행장은 한국화의 미래 지향적 비전과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유망 작가 발굴·육성을 위한 광주화루(畵壘)공모전도 개최했다.

그리고 이제 49년 숙원이었던 자행 출신 행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지주 회장직만 수행하면서 지주사 경영에 매진하게 된다. 김 회장은 3년 임기 동안 지역 은행인 광주은행을 반석 위에 올려 놓은 공이 적지 않다.

차기 광주은행장으로 내정된 송종욱 부행장은 순천 출신으로 광주은행 입행 후 은행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식견을 쌓았으며 금융계 전반에 다양한 인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업무 추진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영업력이 탁월해 지역 내 영업 기반 확충과 중소기업 지원 강화 등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지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송 후보자 행보 지역민 관심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이뤄진 광주은행의 매끄러운 세대교체는 적신호가 켜진 지역경제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역의 대표 기업들은 경영 위기로 흔들리며 지역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와 매각이 무산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기아자동차는 통상임금 문제와 수출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광주점도 매출 상승의 그래프는 보기 어려운 형편이고, 67년 기업인 보해양조는 비상 경영 체제다. 광주은행은 그나마 이처럼 어두운 지역경제의 숨통을 터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역경제에 있어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역 주민이 은행 직원이나 은행 주인(주주)이 될 수 있고, 한 사람이 돈을 맡기면 필요한 우리 이웃이 돈을 빌릴 수 있으며 그 영업 이익은 당연히 지역 발전에 쓰여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주춧돌이 된다.

특히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 지역에서 축적된 돈이 영세 서민과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을 수 있어 전체적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또 고용 창출, 소득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발생한 이익을 각종 장학 사업, 문화 사업, 복지 사업에 쓰는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이익을 되돌려주는 역할을 한다. 시중은행보다 은행 문턱이 낮은 것도 큰 이점이다. 물론 광주은행이 시중은행과 여타 다른 지방은행보다 중소기업 담보 대출 평균 금리가 약간 높고 지역민의 기대보다 사회공헌 활동 비용의 증가가 더디다는 비판도 있긴 하지만.

어찌 됐든 광주은행의 49년 숙원을 이룬 송 내정자는 이러한 지역민의 열망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지역경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지방은행의 역할 수행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송 행장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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