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만나는 오월] ② 옛 도청 조각보 씌우기 ‘하나의 마음’ 프로젝트 김신윤주 작가
아픔 보듬고 평화로 가는 길에 마음 보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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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걸린 알록달록 색색깔 조각보가 눈길을 끈다. 아름다운 꽃이 수놓아진 작품도 있고 물 속을 헤엄치는 고래와 탐스러운 포도 송이도 보인다. 세월호 노란 리본, 통일된 한반도 지도도 눈에 띈다.
7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트래블 라운지, ‘하나의 마음 광주기념비’(One Heart Gwangju Monument) 제작 현장서 만난 작품에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망과 마음이 담겼다.
이번 작품은 시민들이 만든 다양한 크기의 조각보 수백점으로 구성된다. 특히 작품을 만들며 하나로 이어진 ‘하나의 마음’을 담은 거대한 조각보가 오월 광주의 역사적 현장인 옛 도청 별관 건물을 덮게 된다.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방문 작가 김신윤주(Shine Shin-Kim)씨다.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6년여 전부터 조각보를 소재로 대중참여예술 ‘하나의 마음’(One Heart)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뉴욕의 유명한 월스트리트 황소 동상을 조각보로 뒤덮는 작업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비판했고, 위안부 여성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광주의 상징인 민주·인권·평화 정신을 바탕으로 아시아 전체의 마음을 잇는 프로젝트 ‘One Heart in Asia-Genuine’의 출발이기도 하다.
광주에서 진행하는 ‘하나의 마음 조각보 만들기’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게 특징이다. 김신 작가는 트래블 라운지를 찾은 이들과 작업하는 한편 다양한 단체와 계층을 직접 찾아가 작품을 제작중이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은 고려인 마을과 탈북자 마을을 방문, 주민들과 함께 조각보를 만들었다. 윤상원 열사의 부모님을 만나 5월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윤열사의 여동생도 직접 참여해 조각보를 수놓았다. 이번 주에는 광주예고 등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꿈을 담은 조각보를 만들 계획이다.
며칠 전에는 오월어머니회 회원들도 찾아와 조각보를 만들며 마음을 함께 나누고 돌아갔다. 안산 단원고 어머니가 만들어 두고 간 푸른 바다 작품은 마음이 아리다.
“조각보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면서 사람들 한명 한명의 힘과 마음이 단순한 소재를 벗어나 하나의 주제가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힘’을 느끼게 되면서 그 마음을 모으는 것에 주목했고 모아진 마음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죠.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많이들 오셔서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내 마음을 꺼내서 표현해 보시면 좋겠어요.”
오는 11일(낮 12시∼오후 7시)까지 트래블라운지(지하철 문화전당 역 6번출구)를 방문하면 누구나 준비된 천을 이용해 조각보를 만들 수 있다. 학교 등 단체에서 요청이 오면 작가가 직접 방문해 작업을 진행한다. 12일에는 그동안 만들어온 작품을 정리하는 미싱 퍼포먼스가 열리고 13일에는 아시아문화전당 광장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하는 하나의 마음 잇기 시민대동한마당이 개최된다.
완성작은 오는 17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제 37회 5·18 전야제 행사에서 빛 퍼포먼스와 함께 도청 별관을 덮게 된다. 많은 이들의 마음이 모인 작품이 건물을 덮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함께 건너온 역사의 아픔을 보듬어 안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건물을 덮는 건 아픔을 감싸는 거죠. 그리고 그 치유 속에서 새로운 꿈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거예요. 또 그 지역 사람들과 그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을 덮어 씌움으로써 새로운 기념비를 만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평화로운 세상이죠. 그리고 그 평화로 가는 길에 내 마음을 보태고 싶다고들 하셨습니다.”
이번 작품은 ‘진행형’이다. 17일 전야제 이후에도 조각보 만들기는 이어진다.
한편 김신 작가는 오는 7월께 전당 전시실에서 조각보 관련 전시회도 준비중이다. 사람들이 편히 누운 채 조각보와 빛이 어우러진 작품들 속에서 명상할 수 있는 전시다. 조각보 프로젝트 참여 희망 연락처 010-7211-1182.
/글·사진=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7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트래블 라운지, ‘하나의 마음 광주기념비’(One Heart Gwangju Monument) 제작 현장서 만난 작품에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망과 마음이 담겼다.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이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방문 작가 김신윤주(Shine Shin-Kim)씨다.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6년여 전부터 조각보를 소재로 대중참여예술 ‘하나의 마음’(One Heart)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뉴욕의 유명한 월스트리트 황소 동상을 조각보로 뒤덮는 작업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비판했고, 위안부 여성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광주에서 진행하는 ‘하나의 마음 조각보 만들기’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게 특징이다. 김신 작가는 트래블 라운지를 찾은 이들과 작업하는 한편 다양한 단체와 계층을 직접 찾아가 작품을 제작중이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은 고려인 마을과 탈북자 마을을 방문, 주민들과 함께 조각보를 만들었다. 윤상원 열사의 부모님을 만나 5월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윤열사의 여동생도 직접 참여해 조각보를 수놓았다. 이번 주에는 광주예고 등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꿈을 담은 조각보를 만들 계획이다.
며칠 전에는 오월어머니회 회원들도 찾아와 조각보를 만들며 마음을 함께 나누고 돌아갔다. 안산 단원고 어머니가 만들어 두고 간 푸른 바다 작품은 마음이 아리다.
“조각보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면서 사람들 한명 한명의 힘과 마음이 단순한 소재를 벗어나 하나의 주제가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힘’을 느끼게 되면서 그 마음을 모으는 것에 주목했고 모아진 마음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죠.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많이들 오셔서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내 마음을 꺼내서 표현해 보시면 좋겠어요.”
오는 11일(낮 12시∼오후 7시)까지 트래블라운지(지하철 문화전당 역 6번출구)를 방문하면 누구나 준비된 천을 이용해 조각보를 만들 수 있다. 학교 등 단체에서 요청이 오면 작가가 직접 방문해 작업을 진행한다. 12일에는 그동안 만들어온 작품을 정리하는 미싱 퍼포먼스가 열리고 13일에는 아시아문화전당 광장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하는 하나의 마음 잇기 시민대동한마당이 개최된다.
완성작은 오는 17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제 37회 5·18 전야제 행사에서 빛 퍼포먼스와 함께 도청 별관을 덮게 된다. 많은 이들의 마음이 모인 작품이 건물을 덮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함께 건너온 역사의 아픔을 보듬어 안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건물을 덮는 건 아픔을 감싸는 거죠. 그리고 그 치유 속에서 새로운 꿈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거예요. 또 그 지역 사람들과 그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을 덮어 씌움으로써 새로운 기념비를 만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평화로운 세상이죠. 그리고 그 평화로 가는 길에 내 마음을 보태고 싶다고들 하셨습니다.”
이번 작품은 ‘진행형’이다. 17일 전야제 이후에도 조각보 만들기는 이어진다.
한편 김신 작가는 오는 7월께 전당 전시실에서 조각보 관련 전시회도 준비중이다. 사람들이 편히 누운 채 조각보와 빛이 어우러진 작품들 속에서 명상할 수 있는 전시다. 조각보 프로젝트 참여 희망 연락처 010-7211-1182.
/글·사진=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