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구도심 맛집 ‘세대교체’
중장년층 찾던 한정식·일식·추어탕집 상무지구 등 이전
굴뚝빵·만화카페·야구장 등 이색 먹거리·이색 업소 인기
2017년 03월 20일(월) 00:00
광주 구도심의 맛집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전남도청의 무안 이전으로 광주의 대표 맛집이 몰려 있던 동구 충장로, 광산동, 불로동 등지에 즐비했던 한정식, 고깃집, 일식집 등이 광주시청이 자리 잡은 서구 상무지구 등지로 옮겨가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그나마 최근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광주의 추어탕 명소 충장로 ‘뽐뿌집’도 영업을 중단했다.

대신, 이들 맛집이 사라져간 곳에 젊은 상인들이 선보이는 음식 명소들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충장로 일대에 길게 줄을 서는 소비자의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등 자연스러운 ‘맛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16일 지역 유통가에 따르면 최근 광주의 대표적인 추어탕 집이었던 ‘무등산 추어탕’이 문을 닫았다. 우물에서 쓰는 펌프를 뜻하는 ‘뽐뿌집’집으로 유명했던 이곳은 한때, 고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찾는 등 숱한 명사들이 들러 속을 달래던 광주의 대표 맛집이었다.

옛 전남도청 주변에서 영업하던 유명 맛집이 모두 이전하거나 폐업해도 명맥을 유지했던 ‘뽐뿌집’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식객’들은 아쉬움을 사고 있다. 충장로 터줏대감 중 하나였던 A중화요릿집과 B일식집도 새로운 주인이 다시 영업을 시작했지만 과거의 명성을 찾진 못하고 있다.

저무는 날이 있으면 해가 뜨는 날도 있듯, 광주 구도심의 옛 맛집이 사라져간 빈자리를 새로운 맛집들이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 광주 구도심 맛집 지도의 변화에는 ‘세대의 이동 현상’이 두드러진다. 과거 중장년층이 즐겨 찾던 구도심은 최근 젊은 층 중심으로 주 소비층이 바뀌고 있고, 맛집들도 이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최근 충장로, 광산동 일대에는 값싸고 맛있는 이색 먹을거리가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대부분 젊은 상인들이 인기 아이템을 가져와 시선을 사로잡고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입소문이 나 급성장하는 것도 구도심 상권의 새로운 트렌드다.

충장로에 자리 잡은 굴뚝방, 쌀핫도그, 대만카스텔라, 야채삼겹살, 또와식방 등은 줄을 서지 않으면 먹을 수 없을 정도이며 광산동 일대의 양고기 전문집 등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옛 양영학원 주변에 자리 잡은 이색 술집과 음식점 등도 ‘맛집 세대교체’에 합류하고 있다. 전국의 막걸리를 값싼 가격에 마실 수 있는 술집과 딸기 등 과일을 직접 갈아주는 카페 등은 이미 젊은 층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방 탈출카페, 야구장, 사격장, 낚시카페, 만화카페 등 젊은층을 겨냥한 이색 업소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전남도청 이전과 금남로 일대 사무실들의 동반 이전으로 한 때 침체였던 구도심 상권이 새로운 맛집과 이색 업소의 출현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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