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와 노인 헬스케어] ③ 대만의 고령화 현황과 노인복지
경제 안정·생활 보호에 중점 … 노인연금 논의도 시작
2016년 11월 09일(수) 00:00
우리나라와 인접한 대만도 저출산과 평균 수명 증가로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대만의 한 노인이 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우리나라와 인접한 대만(타이완)도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대만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그에 따른 빈부격차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준비는 부족했다. 고령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만은 우리나라와 많은 점이 닮았다. 같은 유교 문화권으로 복지제도도 우리와 비슷하게 일본을 모델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시대를 맞고 있는 대만의 노인복지에 대한 준비는 우리보다 뒤떨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만 정부는 지난해 새로운 노인보호복지제도를 내놓는 등 노인들의 경제, 일자리,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월 사상 최초로 여성 총통에 취임한 차이잉원 총통도 고령화 문제를 국정 과제로 내세우기도 했다. 대만 위생복리부를 방문해 고령화 현황과 노인복지 시스템 등에 대해 들어봤다.

◇대만 2018년 고령사회 진입=대만 위생복리부에 따르면 대만 전체 인구 2350만명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은 12.9%(303만명)에 달한다. 대만 정부는 2018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5년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만의 고령사회 진입은 한국과 비슷하고, 초고령사회 진입은 한국(2026년)보다 1년 빠를 만큼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 정부가 지난해 펴낸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대만은 지난 1993년 전체 인구 대비 고령 인구 비율이 7%(149만명)를 넘어서면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이후 2014년에는 전체 인구의 11.99%(280만9000여명)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대만 국가발전위원회는 고령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61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41%에 달하고, 전체인구의 17.7%가 80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만 정부도 이 같은 추계를 바탕으로 노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2차 노인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만 고령사회백서는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게 된 이유를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한 평균수명 연장과 사회경제 및 가족구성의 빠른 변천, 인구출산율 하강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우리나라와 같은 저출산과 평균 수명 증가다.

대만의 사회복지 전반을 관장하는 위생복리부 사회·가정서 후이 지안 치엔(Hui Jiuan Chien) 서장은 “대만이 직면한 고령화 문제가 한국에서도 발생하는 등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만도 사회 전반에 걸쳐 노인복지를 재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인 복지 바탕한 연금제도 개선 논의=대만의 노인정책은 크게 3단계로 나눠진다. 첫 번째는 경제적인 안정, 두 번째는 신체적인 보호, 세 번째는 생활 속의 보호다.

후이 지안 치엔 서장은 “대만 정부는 9년 전부터 노인을 위한 장기보호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문제점들이 나타나 지난해 정부에서 2차 노인복지정책을 발표했다”며 “2차 정책에는 노인들의 경제적 문제, 건강 문제, 일자리 문제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노인들의 건강 문제와 함께 저소득층 지원이다. 위생복리부는 전체 303만명의 노인 인구 중 16.35%가 혼자 생활하기 어렵거나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에 대해서는 치료비 전액을, 중소득층에게는 절반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70세 이상부터는 소득에 상관없이 사회지원계층이 되면 전액을 부담한다. 지난 2014년 기준 7만90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독거노인의 증가에 따른 고독사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독거노인들을 장기적으로 점검하고 진료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회 서비스 요원들이 이들을 파악하고, 인근 경찰서나 소방서 등 기관을 통해 정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독거노인을 위한 24시간 응급서비스를 위해 실종노인 예방을 위한 가족통합센터도 설립·운영 중이다.

퇴직 노인들의 재취업 문제도 대만 정부의 관심사다. 최근 사회자진공작부에서는 노인들이 신청을 하면 사회복지 부분 일자리를 연결해 주고 있다. 월급이 아닌 소정의 교통비가 지급되는 정도로, 사회 참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물관 문화해설사, 학교나 병원의 청소 봉사자 등이다.

최근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만에서는 노인연금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만은 8년 전 연금 제도가 시작됐다. 도입 초기에는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했고, 현재는 노동·보건 계통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계층별 대상자의 연금 지급액이 달라 문제가 되면서 정책들을 손보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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