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장 무용론’ 타파 안호상 극장장] “전통예술의 현대감각 재창조국립극장이 확 젊어졌어요”
2016년 07월 27일(수) 00:00
“레퍼토리 시즌제는 무용론에 직면해 있던 국립극장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비장의 카드입니다. 취임할 당시만 해도 공연계에는 국립극장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어요.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이나 뮤지컬은 좋아하면서도 전통예술은 ‘올드’하다며 외면하기 때문이지요. 현대적 감각에 맞춘 전통예술의 재창조를 위해서 ‘젊은 극장’로의 변신이 시급했습니다.”

지난 2012년 1월 취임한 안호상(57) 극장장에게 지난 4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국립’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색깔없는 공연장으로 전락한 국립극장을 ‘핫플레이스’로 탈바꿈시키기 까지 숨가쁜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 국립극장은 뮤지컬이나 클래식과 같은 서양예술에 밀리고 마케팅과 기획력으로 경쟁력을 갖춘 민간 공연장들에게 치인 신세였던 것. 취임과 동시에 내놓은 레퍼토리 시즌제는 그의 오랜 현장경험과 노하우를 보여주는 야심작이었다. 다른 민간 단체에서는 찾기 힘든 제작극장으로서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전속단체를 거느리고 있다는 건 공연장으로서는 남들이 부러워 할 만한 자산입니다. 외부 작품에 의존하지 않고 언제든지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의미죠. 가량 1개의 단체가 1년에 작품 3∼5개만 제작해도 수십 여편을 ‘돌릴 수 있거든요. 때문에 단원들의 기량과 연출이 어우러지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요.”

특히 그가 주목했던 건 젊은 관객들을 겨냥한 레퍼토리였다. 스릴러 창극을 표방한 ‘장화홍련’이나 웃음코드를 녹인 ‘배비장전’이 대표적인 예로 매번 전석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20∼30대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시즌제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관객들의 반응과 요구를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중 공연을 하게 되면 어떤 작품을 관객들이 좋아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시행착오를 통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속단체 단원들 스스로 연습량을 늘리고 기량을 연마하는 등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서울=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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