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아지트 ④ 비아동 북카페 ‘도란도란’]
100살 한옥서 즐기는 커피 한잔과 문화
![]() 광주시 광산구 비아동 한옥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 까망이 북카페 ‘도란도란’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
따뜻한 느낌의 한옥 외관이 인상적이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은은히 번져 나오는 불빛도 정겹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까래가 그대로 보이는 한옥 천정이 눈길을 끈다. 높은 천정에 물결처럼 내걸린 천에 정현종의 시 ‘방문객’의 한 구절이 적혀 있다.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커피숍 한쪽에서 바느질하는 엄마들이 눈에 띈다. 조금 있으니 초등학생 손님들이 몰려와 수다를 떤다. 이런 저런 모임들도 이어진다. 지난해말 문을 연 까망이 북카페 ‘도란도란’ 풍경이다.
‘도란도란’은 광주시 광산구 비아동 주민센터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올해 나이 100살로 추정되는 한옥에 둥지를 틀었다. 이 한옥은 광주시 북구 삼소동 빈산마을 강운삼 씨 소유였고, 현재의 위치로 옮겨 온 게 1935년이다.
한옥은 1935년부터 50년간 비아면사무소로, 지난 2014년 7월까지 30년간은 비아예비군 중대본부로 이용되던 곳이었다. 이후 2014년 광주시 창조마을 사업 일환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비아동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한 논의를 거쳐 북카페로 변신했다.
‘도란도란’의 출발은 지난 2013년 동네 아파트 단지에 문을 연 비아 까망이작은도서관에서 시작된다. 마을에 들어선 작은 도서관은 인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책을 읽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엄마들은 함께 모여 인형도 만들고, 목공예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북카페 운영을 위해 비아동 엄마들을 중심으로 10명이 까망이 협동조합을 꾸렸다. 체계적인 바리스타 교육도 받고 5명이 돌아가며 가게를 맡고 있다.
카페 구석 구석, 조합원들이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DIY 목재를 구입 후 직접 조립하고 색칠해 세상에 하나뿐인 탁자와 의자를 만들었다. 도서관 활동 당시 진행했던 ‘까망이 목공’이 큰 도움이 됐다. 군데 군데 놓여 있는 귀여운 봉제 인형 역시 엄마들의 솜씨다. 한지 공예, 양초 공예, 캘리그라피 등 카페 곳곳에 놓여 있는 소품들은 근사한 인테리어가 됐다. 카페에 꽂혀 있는 책은 조합원들이 기증하고, 일부는 까망이 도서관에서 가져왔다,
아직 문을 연 지 한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지금은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까망이 도서관 시절,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경험이 있어 조만간 작은 음악회와 인문학 강의 등도 꾸려볼 예정이다. 지역과 함께 삶을 살아온 토착 노인들에 대한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이 공간은 마을 공동체이고 우리들의 일자리기이도 합니다. 소박한 문화 프로그램과 함께 아직은 카페라는 공간이 낯선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생각중이예요. 어르신들이 평생 온몸으로 익혀온 삶의 지혜를 나누고 그 분들과 엄마들과의 소통 방안 등도 모색하고 있어요.”
까망이 협동조합 이혜경씨의 말이다.
카페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만든 공예품을 판매할 공간도 작게 준비해 두었다. 비아 5일 시장 안에 주민참여플랫폼 형식으로 마련된 ‘맹글라우’의 목공 제품과 엄마들이 만든 부엉이 파우치와 열쇠고리 등 소박한 소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조합원 중 손재주가 뛰어난 회원이 있어 재능 기부 형식으로 소규모 강좌도 진행해볼 생각이다. 그밖에 비아에서 생산되는 로컬 푸드도 판매할 예정이다. 도서관 뒷편으로 는 나무 데크를 깔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음악회 등 소박한 문화 행사를 여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도서관 활동을 할 때는 수익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카페 운영을 위해 수익까지도 고려해야하는 부분이 힘들기는 하죠. 한데, 전혀 몰랐으니 저지를 수 있었던 것같기도 합니다.(웃음) 소박한 문화가 꽃피고, 좋은 걸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키워가고 싶습니다.”
평일은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문을 연다. 비아 장날(1·6일)에는 커피를 2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수익금의 일부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활용된다. 문의 062-956-5410.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도란도란’은 광주시 광산구 비아동 주민센터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올해 나이 100살로 추정되는 한옥에 둥지를 틀었다. 이 한옥은 광주시 북구 삼소동 빈산마을 강운삼 씨 소유였고, 현재의 위치로 옮겨 온 게 1935년이다.
한옥은 1935년부터 50년간 비아면사무소로, 지난 2014년 7월까지 30년간은 비아예비군 중대본부로 이용되던 곳이었다. 이후 2014년 광주시 창조마을 사업 일환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비아동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한 논의를 거쳐 북카페로 변신했다.
북카페 운영을 위해 비아동 엄마들을 중심으로 10명이 까망이 협동조합을 꾸렸다. 체계적인 바리스타 교육도 받고 5명이 돌아가며 가게를 맡고 있다.
카페 구석 구석, 조합원들이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DIY 목재를 구입 후 직접 조립하고 색칠해 세상에 하나뿐인 탁자와 의자를 만들었다. 도서관 활동 당시 진행했던 ‘까망이 목공’이 큰 도움이 됐다. 군데 군데 놓여 있는 귀여운 봉제 인형 역시 엄마들의 솜씨다. 한지 공예, 양초 공예, 캘리그라피 등 카페 곳곳에 놓여 있는 소품들은 근사한 인테리어가 됐다. 카페에 꽂혀 있는 책은 조합원들이 기증하고, 일부는 까망이 도서관에서 가져왔다,
아직 문을 연 지 한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지금은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까망이 도서관 시절,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경험이 있어 조만간 작은 음악회와 인문학 강의 등도 꾸려볼 예정이다. 지역과 함께 삶을 살아온 토착 노인들에 대한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이 공간은 마을 공동체이고 우리들의 일자리기이도 합니다. 소박한 문화 프로그램과 함께 아직은 카페라는 공간이 낯선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생각중이예요. 어르신들이 평생 온몸으로 익혀온 삶의 지혜를 나누고 그 분들과 엄마들과의 소통 방안 등도 모색하고 있어요.”
까망이 협동조합 이혜경씨의 말이다.
카페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만든 공예품을 판매할 공간도 작게 준비해 두었다. 비아 5일 시장 안에 주민참여플랫폼 형식으로 마련된 ‘맹글라우’의 목공 제품과 엄마들이 만든 부엉이 파우치와 열쇠고리 등 소박한 소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조합원 중 손재주가 뛰어난 회원이 있어 재능 기부 형식으로 소규모 강좌도 진행해볼 생각이다. 그밖에 비아에서 생산되는 로컬 푸드도 판매할 예정이다. 도서관 뒷편으로 는 나무 데크를 깔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음악회 등 소박한 문화 행사를 여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도서관 활동을 할 때는 수익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카페 운영을 위해 수익까지도 고려해야하는 부분이 힘들기는 하죠. 한데, 전혀 몰랐으니 저지를 수 있었던 것같기도 합니다.(웃음) 소박한 문화가 꽃피고, 좋은 걸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키워가고 싶습니다.”
평일은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문을 연다. 비아 장날(1·6일)에는 커피를 2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수익금의 일부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활용된다. 문의 062-956-5410.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