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당 개관 효과 이어가려면 …관람객 많은 일요일 휴관 안된다
2015년 09월 23일(수) 00:00
지난 4일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아 둘 수 있는 매력적인 문화상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9월 넷째주 일요일인 지난 2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은 노모(40·여·광주 남구 진월동)씨는 어린이문화원 정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아시아예술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문화전당을 찾았다가 시간 여유가 있어 아이들에게 어린이문화원을 보여줄 생각이었으나 출입문이 잠겨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예술극장 공연을 보러왔다는 양모(30·서울 강서구)씨도 문화전당 창조원 앞에서 서성였다. 출입구에 ‘점검중’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문화전당측은 예술극장을 제외하고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 창조원, 어린이문화원, 정보원의 셔터를 내렸다.

지난 4일 개관한 문화전당을 찾는 시민,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 맞춰 개관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인 문제로 꼽히는 게 일요일 휴관제다. 문화전당측은 오는 12월 공식개관을 앞두고 콘텐츠(전시·공연, 운영프로그램) 확충 작업을 하기 위해 일요일·월요일을 휴관일로 택했다. 그러나, 시민과 관광객들이 문화전당을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일요일을 휴관일로 정하는 바람에 개관효과를 반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도 시민여론을 수렴한 결과를 토대로 “굳이 콘텐츠 구축을 위해 이틀이 필요하다면 관람객들의 방문이 비교적 적은 주 중을 택하는 게 좋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문화전당 콘텐츠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점을 감안해 대안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절실하다. 지난 20일 현재 예술극장과 어린이문화원의 주요 공연 프로그램이 사실상 종료됐기 때문이다. 어린이문화원은 개관 전야제가 열린 지난 3일∼20일까지 모두 7만4766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예술극장에는 전국 공연예술 전문가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문제는 ‘관객파워’를 창출했던 이들 공연물이 사실상 종료된 상황에서 추석 연휴를 비롯해 7080충장축제(10월7일∼11일), 광주디자인비엔날레(10월15일∼11월13일), 광주 세계김치축제(10월24일∼28일), 장성 백양단풍축제(10월23일∼25일) 등 광주·전남지역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문화전당을 알릴 절호의 기회가 열렸음에도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마케팅 상품이 없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호재를 살릴 방안으로 문화전당에 머물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예컨대,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때 처럼 문화전당 야외광장에서 세계 각국 놀이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열거나, 문화전당 건물의 벽면에 영화를 상영하는 방안, 전당 투어프로그램의 꾸준한 운영 등이다. 실제 문화전당은 최근 예술극장 외벽에 대형 현수막을 걸고 자오량 감독의 ‘베헤모스’를 상영해 주목을 끌었다.

시민 김모씨(48)는 “타 지역에서 온 친구와 함께 문화전당을 방문했는데, 건물을 함께 둘러보고 난 뒤 머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밖으로 나왔다”며 “아름답고 멋진 건물을 보며 즐길 수 있는 소박한 행사라도 열렸으면 한다”고 아쉬워했다.

문화전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요일에 전당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내부 개방에는 한계가 있다“며 “문화전당 콘텐츠 확충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기기자 penfoot@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442934000559926007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09일 16:5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