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시물·‘파격적인’ 오페라
문화전당 예술극장 개관 페스티벌 추천작
중국 경극 ‘홍등기’ … 작가와 투어 ‘리퍼블릭:제로’ 눈길
자오량·차이밍량 영상·설치 … 극장 구경하며 무료 관람
2015년 09월 10일(목) 00:00
브렛 베일리 작 ‘맥베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개관페스티벌(21일까지)이 한창이다. 상연작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형태의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어렵기도 하지만, 파격적인 구성과 발상으로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각 작품마다 공연 후 아티스트 토크가 마련돼 있으니 적극 활용하면 좀 더 흥미로운 관람이 될 수 있다.

예술극장이 추천하는 이번 주 화제작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티스트 브렛 베일리의 작품 2편이다.

10∼11일 오후 7시30분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공연되는 ‘맥베스’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독특한 형식의 오페라다. 1994년 르완다 학살 이후 전쟁과 끊임없는 폭력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혼란이 이어진다. 난민이 되어버린 한 극단이 어느 날 낡은 상자를 발견하고 되고 그들은 상자 속에 든 악보, 의상, 소품을 활용해 총알 자국이 남아있는 그래피티가 그려있는 건축물을 무대 삼아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를 공연한다.

‘전시 B’는 파격적인 작품으로 지난 2014년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있었지만 퍼포머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취소됐었다. 전당 공간 중 옛 전남도청에 자리한 5·18민주평화 기념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리며 19세 미만은 관람 불가다.

브렛 베일리는 아프리카 노예들의 이야기를 전시 형태로 기획했고, 배우들은 노예 식민지 시대를 연상케 하는 전시실에서 박제된 표본처럼 머문다. 관객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살아 있는’ 전시물들이 관람장으로 들어서는 당신을 맞이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11일과 12일 오후 8시 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중국국립경극원의 ‘홍등기’는 이번 페스티벌 작품 중 관객들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의 공연이다. 중일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가족 삼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꼭 정식 공연 관람이 아니더라도 전당과 예술극장에 궁금증을 갖고 있다면 예술극장 내부와 주변을 ‘산책하듯’ 둘러보며 무료 작품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중국의 다큐감독 자오량의 두 편의 설치 작품과 두 편의 다큐멘터리 영상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예술극장 대극장(일부)과 오픈홀(로비)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 ‘동풍과 서풍’(11일∼12일 오후 7시30분), ‘검은 얼굴, 하얀 얼굴’(13∼17일 오후 2시∼밤 12시), ‘고소’(13일 밤 10시) 등이다. ‘베헤모스’(10일 밤 10시)는 올해 열리는 베니스영화제에 참가작이다.

광주극장에서 열리는 차이밍량의 영상 설치물 ‘차이밍량의 영화관’도 11∼13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사카구치 교헤의 ‘제로 리:퍼블릭’은 흥미로운 작품 중 하나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 일본 정부와 기득권에 실망한 건축가 사카구치 교헤가 구상한 ‘새로운 나라’ 프로젝트로 작가는 동구 일원의 각 건물을 특별한 공간으로 꾸몄다.

제로 리:퍼블릭에 대한 모든 정보 여권·지도를 발급해 주는 ‘제로입국관리소 & 정보센터(예술의 거리 돌실나이 골목), 대화와 책과 드로잉이 함께하는 리퍼블릭 사랑방 ‘제로센터’(동구 산수동), 토론과 교육, 파티가 열리는 ‘제로 광장’(동구 동명동), 나만의 통화로 숙박할 수 있는 ‘제로호텔’(동구 대의동 바림스튜디오)로 구성돼 있으며 모든 공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지도를 지참하고 개별적으로 둘러볼 수 있으며 11일(오후2시), 12일(낮12시), 13일(오후 3시) 작가와 함께하는 ‘제로 투어’(무료)에 참가할 수 있다. 문의 010-6326-3556.

티켓 가격 5만원∼3만원. 예술극장과 어린이문화원 관람 티켓을 가져오면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사랑티켓 사용도 가능하다. 문의 062-410-3617.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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