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색 유혹 홍콩] 어둠 수놓은 오색 불빛 …‘夜한 낭만’에 빠지다
[下] 야경의 도시
2015년 06월 23일(화) 00:00
야경의 ‘절정’이다. 사운드에 맞춰 레이저 빛이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으면 홍콩 여행이 한껏 근사해진다. 지난 2004년 홍콩섬의 17개 건물로 시작해 현재 홍콩섬과 구룡반도 등 44개건물이 참여하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매일 밤 8시부터 15분간 펼쳐지는 세계최대 해안 조명 음향쇼다.
홍콩은 ‘황홀함’의 대명사다. 보통 사람들이 최고의 즐거움, 황홀함을 빗대어 ‘홍콩간다’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세계 각국의 대기업이 몰려있는 홍콩은 퇴근시간이 지나면 활기가 넘친다. 도심을 가득 메우고 있는 첨단 고층빌딩에서 수많은 인파가 쏟아져 나와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여기에 해가 진 홍콩의 밤거리는 야(夜)한(?) 매력을 더한다.

◇ 홍콩의 야경은 뻔하다?=매일 오후 8시부터 15분간 홍콩섬 북부에서 펼쳐지는 레이저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홍콩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야경은 홍콩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세계 4대 야경’, ‘100만불짜리 야경’을 보기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빅토리아 산 정상까지 피크 트램을 타고 올라가 경치를 감상하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굳이 빅토리아 산까지 올라가 야경을 감상할 필요는 없다.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 처럼 실제 밤하늘에선 별을 찾아볼 수 없는 대신, 홍콩섬 일대를 뒤덮고 있는 네온사인이 별천지를 이루고 있어 어디에서나 야경을 즐기기 충분하기 때문. 그중 빅토리아 항( Victoria Harbour)은 불빛을 따라 나온 관광객들은 한손엔 맥주, 또다른 손엔 연신 카메라를 들고 야경을 담느라 늘 분주한 곳이다.

‘연인들의 거리’라고도 불리는 빅토리아 항 일대엔 야경을 배경삼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로 그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최근 ‘해적선’으로 불리며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아쿠아 루나’(www.aqua.com.hk)도 커플 여행객들에겐 더 없이 좋은 데이트 코스로 꼽힌다. 붉은 돛을 단 중국 전통 배 위에서 야경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맥주나 와인 등도 한잔씩 무료로 즐길 수 있어 커플들에겐 안성맞품이다.

다만, 사람들이 몰리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 시간대는 피하는 것을 권장한다. 빅토리아 항에서 차분히 레이저 쇼를 감상할 수 있는 데다 바다 위 붉은 빛을 발하는 아쿠아 루나를 멀리서 바라보는 레이저 쇼가 더 감동적이기 때문.

◇ 레이저 쇼를 즐기면 다음은 스타의 거리=동양의 할리우드라고 알려진 관광명소인 홍콩의 스타의 거리는 밤에 그 매력을 더한다. 빅토리아 항에서 불과 300m 거리에 위치해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감상했다면, 다음 관광코스로 제격인 곳이다.

스타의 거리엔 성룡과 양조위, 장국영, 유덕화, 홍금보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홍콩 영화배우와 영화감독 등 83명의 핸드 프린팅이 바닥에 새겨져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이소룡 동상 등 500m 구간이 홍콩 영화를 테마로 조성돼 있고, 건너편엔 홍콩 섬 야경까지 한눈에 들어와 기념사진을 남기는데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 118층 바서 즐기는 맥주 한잔=홍콩에서 현재까지 가장 높은 건물은 118층인 ICC(국제상업센터)다. 우리나라 63빌딩으로 볼 수 있는 이곳 100층엔 홍콩 유일의 전망대인 ‘스카이 100’이 위치하고 있다.

‘스카이 100’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대다수 관광객들이 ICC건물을 100층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ICC의 실제 층수는 118층이다. 102층부터는 리츠칼튼 호텔이다. 한국 관광객들은 호텔에 대한 두려움증(?)이 있어 숙박이 아니고선 감히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호텔에 있는 바(Bar)나 음식점은 누구나 이용가능하고 가격대비 만족도도 높은데 말이다.

리츠칼튼 호텔 118층(높이 484m)에 있는 오존(Ozone)이라는 바(Bar)는 홍콩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야외 테라스까지 갖추고 있다. 홍콩 야경을 감상하기 위한 숨겨진 명소다.

호텔 102층 프런트에서 꼭대기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폭이 1m 안팎으로 비좁다.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는 점차 조명이 어두어지기도해 서로의 몸이 자연스레 밀착돼 술을 한 잔 마신 젊은 여행객들은 새로운 인연(?)을 찾을 수도 있다.

천장이 뚫려있는 오존 바 야외 테라스에서 바라본 조망도 ‘스카이 100’에 버금간다. 여기선 가볍게 음료 한 병만 주문해도 상관없고 특별한 맥주도 즐길 수 있다. 다른 곳에선 맛볼 수 없는 유일한 브랜드인 ‘홍콩맥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인데, 가격도 100홍콩달러(1만3000원)로 ‘스카이 100’ 입장료(168홍콩달러)보다 저렴하고 흡연도 자유롭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단위 여행객들은 오존 바보다 ‘스카이 100’을 선택하길 조언한다. 해발 393m에 있는 홍콩 유일 실내 전망대엔 홍콩의 오래된 카페 등 다양한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 야시장서 즐기는 홍콩의 밤=홍콩은 명품 쇼핑으로 유명하다. 고층 빌딩 숲속 명품쇼핑센터가 즐비하지만 길거리 마켓도 여행객들에겐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명품에 비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격대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이다.

홍콩의 대표적인 야시장은 몽콕역 주변 템플 스트리트 일대다. 온 거리를 비추는 네온사인으로 화려한 거리, 인도를 가득 채운 인파들을 보노라면 ‘진짜 홍콩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전 연령대의 여성들을 아울러 저렴한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곳이 즐비해 ‘레이디스 마켓’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온 거리가 운동화 매장이 자리잡고 있는 파윤의 스포츠 거리엔 홍콩의 젊은 연인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1㎞ 반경 골목과 골목 사이엔 휴대폰 액세서리와 자동차 용품 등 남성들을 유혹하는 전자제품을 팔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판매하는 점포도 많은데, 여기선 무조건 깎아보고 구매를 결정하는게 좋다. 점포가 시작되는 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물건을 값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면 손쉽게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어른들의 장남감 ‘드론’을 싼값에 흥정하는 것도 재미다.

정신없이 야시장을 둘러보다보면 어느덧 출출해지기 마련이다. 밤 나들이를 나온 홍콩 현지인들은 다들 주전부리를 들고있는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게 된다.

기왕 방문한 홍콩의 제대로된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인근 둔다스 스트리트(Dundas street)를 찾아가 보자. 카레·야채어묵, 두부튀김과 문어 꼬치 등 다양한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있다. 아이스크림을 넣은 붕어빵을 손에 들고 홍콩의 여름 밤을 제대로 즐겨보자.

<취재협조=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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