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물결 따라 명인의 숨결 만난다
관광공사 추천 ‘장인을 찾아서’
2015년 04월 02일(목) 00:00
왼쪽부터 이형만 나전장, 정흥수 대목장, 김동곤 명인
4월이 봄기운을 몰고 찾아왔다. 이곳저곳 발길 가는 곳, 눈길 가는 곳마다 봄으로 흥겹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 곳곳에 숨은 장인들을 찾아 떠나보자. 역사와 이야기가 함께하는 ‘장인을 찾아서’.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4월의 여행이다.

◇맛 좋고 몸에도 좋은 약떡, 진도 김영숙 명인

복령조화고를 만드는 명인을 만나기 위해 거친 울돌목 위를 가로지르는 진도대교를 건넌다. 복령은 죽은 소나무 뿌리에서 자라는 버섯으로 이뇨, 강장, 진정에 효능이 있다. 복령을 넣어 만든 복령조화고는 전라도 지역에서 쉽게 복령떡으로 부르기도 한다. 복령조화고로 대한민국 식품명인(53호)에 지정된 김영숙 선생은 시할머니 밑에서 떡 만드는 법을 배웠다. 불린 멥쌀을 가루 내고 복령, 산약, 검인, 연자육도 곱게 가루를 내서 꿀을 넣고 체에 여러 번 내려야 하는, 손이 많이 가는 떡이지만 맛 좋고 건강에도 좋은 약떡이다. 진도의 봄은 꽃게가 책임진다. 통발로 잡은 꽃게는 상에 오르기까지 달콤한 속살을 간직한다. 해마다 4월부터 5월 말에 꽃게 집산지인 서망항이 시끌시끌하다. 배를 채웠다면 오붓하게 들꽃과 해안 절벽이 기막히게 어우러지는 접도웰빙등산로를 걸어보자.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조망하기 좋은 급치산전망대, 세방낙조전망대, 진돗개테마파크, 운림산방 등 볼거리도 많다.

문의:진도군청 관광문화과 061-540-3033



◇국보급 전통 건축을 만나다, 전흥수 대목장

나무를 다루는 목수는 궁궐, 사찰, 주택 같은 건축물을 짓는 대목장과 가구나 공예품을 만드는 소목장으로 나뉜다. 대목장은 설계부터 완성까지 건축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중요무형문화재 74호 대목장 전흥수 선생은 올해 78세. 18세에 목공에 입문한 그는 전통 건축의 맥을 잇는 데 평생을 바쳤다. 1998년에는 전 재산을 들여 고향인 충남 예산에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지었다.

이곳에서는 국보 1호 숭례문을 비롯한 법주사 팔상전,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등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실체 건축 기법대로 손수 축소모형을 제작·전시해 둔 것이다. 내로라하는 우리 전통 건축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숭례문 모형은 2008년 숭례문복구정부합동대책본부로 옮겨져 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전통 건축의 멋에 취한 뒤 수덕사와 추사고택,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슬로시티 인증을 받은 대흥면으로 발길을 하자. 장터국밥으로 유명한 예산 오일장, 덕산온천 등과 연계해 여행할 수 있다.

문의:예산군청 녹색관광과 041-339-7312

◇다향 가득한 지리산, 홍소술·김동곤 제다 명인

경남 하동 화개에는 차 맛을 위해 평생을 바친 제다 명인이 있다. 화개제다는 홍소술 명인이 운영하는 다원으로, 화개동 일대에 자리한 수많은 야생차 밭의 원조가 이곳이다. 쌍계제다는 하동 야생차의 명성을 전국에 알리며 다양한 전통차를 만들고 있는 김동곤 명인이 운영하는 다원이다. 두 곳 모두 명인이 만든 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시음장이 있어 그윽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하동 야생차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배우고 직접 체험도 할 수 있는 하동 차문화센터도 있다. 차 덖기, 떡차 만들기, 다례 배우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년 5월 말경에는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도 열린다. 초의선사가 머물며 ‘동다송’을 지은 칠불사와 차 시배지, 백련리 도요지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의 야생차 구간을 걸으며 봄날을 만끽할 수도 있다.

문의: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77



◇원주의 빛과 향이 어린 나전칠기, 나전장 이형만

자개라고도 부르는 나전은 오색의 조개껍데기를 썬 조각, 칠기는 ‘옻 칠(漆)’ ‘그릇 기(器)’를 의미한다. 나전칠기는 가구 등에 광채 나는 조개껍데기를 갈아붙이고 옻칠한 공예품을 말한다. 작품이 완성되는데 짧게는 서너 달에서 길게는 삼사 년이 걸리기도 한다. 옻칠에 해당하는 칠기의 고장이 원주다. 옻칠 재료는 원주를 으뜸으로 친다. 나전장 고(故) 일사 김봉룡 선생이 원주로 작업장을 옮긴 이유도 이때문이다. 지금은 그의 제자 이형만 선생이 중요무형문화재 10호 나전장의 대를 잇고 있다. 나전칠기는 그 기법에 따라 나전의 곡선 문양을 자르는 줄음질과 가늘고 긴 직선 자개를 짧게 끊어 붙이는 끊음질로 나뉘는데 이형만 장인은 김봉룡 선생에 이어 줄음질로 나전칠기를 만들고 있다. 원주는 이들 나전장을 중심으로 한국옻칠공예대전을 개최하는 등 옻칠공예의 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원주옻문화센터, 원주역사박물관, 옻칠기공예관 등에서 장인의 작품을 감상하고, 옻칠과 나전칠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문의:원주시청 관광과 033-737-5122, 원주옻문화센터 033-745-0160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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