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의 여름, 철새들의 낙원
저어새·팔색조·두견이 등
지난달까지 64종 관찰
학동마을엔 백로 집단 서식
2014년 08월 20일(수) 00:00
국내 대표적인 연안 습지인 순천만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다양한 여름철새가 ‘생명의 보고’(寶庫) 순천만 일대를 찾아 여름을 나고 있는 것이 관찰됐다. 최근 순천만 일대에서는 푸른 하늘을 가로지르는 여름 철새들의 비행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순천만 수 놓은 여름철새의 비행=순천시가 지난 7월말 순천만 조류를 모니터링한 결과 저어새, 팔색조, 알락꼬리마도요 등 다양한 여름 철새와 나그네새(이동철새) 64종이 관찰됐다.

이 가운데 여름철새는 팔색조·개개비·파랑새·꾀꼬리·물총새·두견이 등 24종으로 전체 종수의 38%, 나그네 새는 14종으로 22%를 차지했다.

나그네 새중에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도요물떼새 류도 있어 탐방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시베리아와 호주를 오가는 도요물떼새 류(민물도요·중부리도요·청다리도요·청다리도요·뒷부리도요·알락꼬리마도요·마도요·개꿩·흰물떼새·왕눈물떼새)는 봄·가을 이동시 순천만을 중간 기착지로 이용한다.

또 장구도에서는 중대백로와 왜가리 500여 개체와 함께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를 포함한 법정 보호종 7종이 관찰됐다.

이 밖에도 백로 집단 번식지인 학동마을 대나무숲에서는 중백로, 쇠백로, 황로, 해오라기 등 3000여 개체가 관찰됐다. 순천만 주변에는 학산리와 선학리, 송학리, 학동, 황새골 등 새와 연관있는 마을 이름이나 지명들이 많다.

순천만 자연생태해설사 모니터링단은 백로류 도래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백로 집단번식지를 조사 중이며, 그 결과를 앞으로 철새보호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겨울철에는 순천시 시조(市鳥)인 흑두루미와 검은목두루미, 재두루미를 비롯해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민물도요, 큰고니 등이 순천만에서 월동한다.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두루미 류는 1996년 70여 마리가 첫 관찰된 이후 2004년 202마리→2009년 350마리→2013년871마리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철새 보호 위한 강연회도 활발=순천만을 보존하고, 이곳을 찾는 철새를 보호하기 위한 강연회 등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18일 순천만 국제 습지센터 컨퍼런스홀에서 국립 환경과학원 박진영 박사 초청 강연회를 열었다.

생태전문가 초청 강연회는 ‘정원에서 만난 사람’이란 부제로 정원도시의 미래비전을 공유하고 시민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 지난 5월달부터 매달 열리고 있다.

순천시 이기정 순천만보전과장은 “순천만 갯벌은 야생조류와 수많은 갯벌생물들에게 풍부한 먹이와 다양한 은신처를 제공한다”면서 “이번 강연회는 시민·학생 모니터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인간과 자연의 현명한 공생을 생각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새를 관찰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시민 스스로 적극적으로 철새의 이동경로와 생태 습관 등을 배워 철새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순천만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편 9월 생태전문가 초청 강연회는 한국 해양수산개발원 박상우 박사를 초청해 ‘순천만의 효율적인 보전 방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순천만 국제 습지센터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다.

/순천=예정열기자 jyj@kwangju.co.kr

순천만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가 에워싸고 있는 항아리 모양의 폐쇄형 내만이다. 이사천·벌교천 등을 통해 갯벌생물들의 먹이가 되는 유기물이 공급됨은 물론 넓은 염습지와 썰물때 드러나는 갯벌은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을 제공한다,

총 2640만여㎡ 규모로 33종의 염생(鹽生)식물, 멸종위기 조류 12종 등 23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겨울을 난다. 인공적으로 철새들에 먹이를 주는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시 습지와 달리 이삭과 벌레 등 자연 먹잇감이 널려 있는 천혜의 습지로 꼽히고 있다.

2006년 1월 세계자연보호연맹 산하 ‘람사르 사이트’에 등록됐다. 같은 해 국내 최우수 경관 감상형 관광지(한국관광공사)로 선정됐고, 2008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1호(문화재청)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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