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초기땐 수술 않고도 말끔히 해결
허리·목 디스크 수핵 남아 있고
MRI 상 퇴행성 변화 적을때 시술
2013년 06월 10일(월) 00:00
30세 허모씨는 갑자기 시작된 다리통증으로 정형외과 병원을 찾았다. 평소에 허리가 간헐적으로 아프긴 했지만 특별히 다친적도 없었고 서비스업이라 오래 서있는 것 때문에 다리가 아프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자기공명영상 검사결과는 경증의 허리디스크였다. 의사는 급성이고 경증인 경우라 수술적 치료보다는 약물치료와 재활치료 등의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를 권유했다. 이후 약간의 호전이 있었지만 2∼3주 이상의 약물치료에도 더 이상의 호전이 없었다.

대부분의 경우 흔히 디스크라는 추간판 탈출증은 약물치료와 재활치료의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허씨처럼 적극적인 치료에도 치료효과가 떨어지는데다 빠른 회복 및 일상생활과 직장생활로의 복귀를 원하는 경우,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또 최근 고령화와 휴대용 전자기기 사용 증가 등 여러 환경 변화로 디스크 관련 병이 점점 늘면서 늦기 전에 일찌감치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환자도 많아지고 있다. 손상 부위가 아직 디스크 내부에 머물러 있는 초기 증상의 경우 수술은 물론 약도 쓰지 않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수핵성형술이 바로 그것이다.

◇수핵성형술이란?=외상을 입거나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거나, 무거운 걸 들었다 놓았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등 척추에 무리가 가는 상황이 지속되면 디스크 즉 추간판의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이 찢어지거나 갈라지는 균열이 생긴다. 그러면 수핵내의 수분이 빠져나가 수핵이 점점 푸석푸석하고 건조해지며 탄력을 잃게 된 수핵의 변성으로 인한 디스크 내장증이 생기게된다. 균열 부위가 작을 때는 섬유륜과 주변 혈관에서 공급되는 영양물질로 어느 정도까진 복원이 되기도 하지만, 그대로 두면 균열은 계속 커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커진 균열에 아예 섬유륜 자체가 터지거나 비정상적으로 밀려나오는 추간판탈출증(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핵 성분이 점점 빠져나가 디스크의 높이가 낮아지면 관절이나 인대 등 척추뼈 주변 조직이 주저앉게 되고, 이런 부위가 두꺼워지면 척추관협착증이 생기기도 한다. 균열된 틈을 통해 수핵이 비집고 나오는 탈출증이 생기게 된다 .

섬유륜에 생긴 균열이 작고 아직 디스크 내부에 머물러 있는 경우 시도할 수 있는 치료가 수핵성형술이다. 쉽게 말해 디스크 내부를 더 이상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직접 정리해주는 것이다.

주된 대상 환자는 허리디스크나 목디스크에 수핵이 어느 정도 남아있어서 MRI상에서 퇴행성 변화가 적은 경우, 디스크가 파열되지 않은 경우, 허리통증보다는 다리나 엉덩이에 당기는 증상이 심한 경우, 요추관 협착증이나 척추 불안정성이 없는 경우, 물리치료나 운동치료등에 호전이 없는 경우가 된다.

◇수핵성형술 시술=먼저 지름 2mm 정도 되는 가느다란 주사바늘을 옆구리 쪽 허리로 찔러 넣어 디스크 안으로 진입시킨다. 디스크 내부의 손상 부위에 도달하면 바늘 안쪽으로 고주파 열을 내는 기구를 삽입한다. 그리고 바늘 끝부분을 몸 밖에서 조절하면서 찢어진 곳은 더 찢어지지 않도록 굳혀 안정화시키고, 이미 망가진 곳은 태워버린다. 이렇게 태워낸 손상 조직은 그대로 두면 몸에서 자연스럽게 흡수 처리되며 탈출된 디스크에 대한 감압 및 디스크성 통증으로 일으키는 비정상적인 신경 및 화학적인 물질들을 제거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술 후에는 약2∼3주간의 보조기 착용이 권장되며 이후 보조기를 뗀후에는 주변 근육의 강화및 이완을 위한 물리치료를 시행한다.

이러한 수핵 성형술은 디스크 섬유륜 손상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는 초기의 디스크 환자에서 시행할 수 있다. 특히 부피가 상대적으로 작은 목 디스크를 수핵성형술로 치료했을 때 허리보다 환자의 예후가 조금 더 좋은 편이다. 1박2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당일 내원해 시술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시술후 1∼2시간후에는 보행및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국소마취로 이뤄지기 때문에 전신마취가 부담이신 분들도 걱정없이 시술이 가능하다. 시술시 절개및 근육을 손상시키지 않으므로 흉터가 없고 통증이 적으며, 최소침습시술로 인해 약10분에서 15분정도의 시간에 시술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시술 후 주의 사항=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수핵성형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 시술 이후에도 디스크 자체는 남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나뻐지거나 재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통증이 호전됐다고 완치로 생각하고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하게되면 급속도로 증상이 재발, 악화될 수 있다.

또한 모든 디스크 손상환자에 이러한 수핵성형술이 적응이 되는 것은 아니며, 특히 수핵이 너무 많이 빠져 나갔거나 섬유륜이 튀어나와 이미 넓은 부위의 신경을 누르고 있는 등 손상 부위가 디스크 밖으로까지 확대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최선의 방법이다.

비수술적 치료법(수핵성형술)을 고려 중인 환자라면 시술 전에 반드시 MRI검사를 통해 디스크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시술에 대해 담당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 의료진 또한 정확한 판독 및 세심한 관찰과 충분한 설명을 통해 시술에 적합한 대상에게만 시술해야 한다.

/채희종기자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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