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산성화·수온상승… 남해안 양식장 재배치해야
‘기후변화에 따른 호남지역 산업 대응전략’ 포럼
전복 등 온도에 강한 품종 개량 자연의존도 최소화
2012년 10월 03일(수) 00:00
광주지방기상청이 주최하고 광주시, 전남도가 후원한 ‘2012 기후변화와 지역경제’ 포럼이 지난 26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 호텔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호남지역 산업 대응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광주지방기상청 제공〉
농림어업분야 생산량 비율이 지역 내 총생산량의 6.8%(전국평균 2.3%)를 차지하는 전남지역은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6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프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따른 호남지역 산업 대응전략’ 포럼에서는 이 같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농어업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라는 의견들이 논의됐다.

◇최근 20년간 호남지역의 기후변화=이인태 (주)해양수산정책기술연구소장이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호남지역의 해양산업 육성 전략’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지구는 화석 에너지 과다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증가와 지구온도 상승으로 인해 남극 빙하가 녹으면서 고위도 지역은 더 추워지고, 저위도 지역은 더 뜨거워졌다. 또 중위도 지역에서는 이상 기상 변동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호남지역의 연 평균기온은 지난 1991년 13.7도에서 지난해 14.4도로 0.7도가량 상승했다. 또 강수량은 연간 1250㎜(1991년)에서 지난해 1550㎜로 300㎜가량 늘었고, 강수 일수도 연간 140일에서 160일로 증가했다.

특히 일 강수량 50㎜ 이상인 집중호우 일수도 지난 1991년 4.2일에서 지난해 8.4일로 2배가량 급증했다.

이 소장은 전반적으로 일교차가 커지고, 동시에 일조시간이 줄어드는 기후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어업 피해=이인태 소장은 급변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변화는 해양환경에서 가장 눈에 띄고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수온 상승 ▲해수면 상승 ▲해류 변화 ▲해양 산성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어종 변화, 갯벌면적 감소, 연안기후 변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굴 생산량 저하, 해파리 대량출현, 바지락 산란시기 변화 등의 문제점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곰치, 대구, 멸쥐치 등의 서식지가 점차 남하하고 있고, 가오리, 넙치, 가자미, 꽃게 등은 점차 서식지를 옮겨 북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마다 한파로 인해 어패류가 폐사하고, 지난 여름에는 이 지역에서 폭염으로 인해 꼬막, 백합, 바지락 등 어패류의 폐사가 잇따라 발생했다.

김한용 전남대 식물생명공학부 교수도 ‘지역농업의 기후변화 영향분석 및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현재 호남지역 농업 분야에서도 기후변화에 의한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농작물의 생물계절이 촉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함께 증가해 농작물의 생물계절 촉진 현상이 급속도로 빨라져 오히려 생산량에 역기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적응할 수 있는 신품종을 개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책은=이 소장은 예전 하천과 연안생태계가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풍요한 생태계를 유지했다면 최근에는 수온상승과 도시화, 댐건설, 연안양식장 밀집 등으로 상호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관리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해안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는 김과 전복 등은 온도에 강한 품종을 개량해 현장에 도입하고, 서식환경을 파악해 양식장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어패류의 산란시기가 점차 변화됨에 따라 금어기를 조정하고, 종묘-〉어장관리로 이어지는 양식시스템에서 자연의존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면 현재 2조원대 초반인 전남지역 연간 어업 생산량을 20조대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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