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 농사 망쳤다”
해남·진도·완도 이상기온에 작황 최악
2011년 11월 21일(월) 00:00
국내 최대 규모인 해남과 진도 등 서남부지역 김 작황이 이상기온으로 ‘최악’인 것으로 드러났다. 엽체가 무성하게 자라야 할 발(그물)은 흰 그물(백발) 상태이고, 쓸모없는 파래만 잔뜩 붙어 ‘김 농사를 망쳤다’는 한숨 소리만 가득하다.

20일 해남군 화산면 등 양식 어민들에 따르면 본격적인 김 생산을 앞둔 일부 김 양식장은 고온, 가뭄 등 이상기온으로 초토화돼 다음 달까지 수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민 18명이 돌김과 일반김을 3대 7로 나눠 인근 바다에 김 양식을 시작한 화산면 송평어촌계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일반김 엽체가 모두 탈락해 백발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촌계 관계자는 “‘수퍼김’ 종자가 좋다고 많이 했는데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엽체가 다 떨어져 나가 버렸다”면서 “이제 자연 채묘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다음 달 중반 이후 씨가 달라붙는다 해도 내년 1월이 돼야 김 수확이 가능하다”고 한숨지었다. 이 관계자는 “해마다 이상 기온에 따른 엽체 탈락과 갯병 등이 있긴 했지만, 올해처럼 김 작황이 최악인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진도와 완도 일부 지역 양식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어민들은 조기산 곱창김에 이어 일반김을 뜯어야 할 시기에 하얗게 변한 김발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겨 있다.

해양수산과학원 해남지소 김동수 소장은 “지난 9월 채묘해 바다에 설치한 김발이 평년보다 2℃ 이상 높은 날씨가 이어지고 가뭄으로 영양 염류가 유입되지 않는 등 이상 기온으로 초기 김 작황이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기상이변으로 지난달 끝난 조기 곱창김 생산량은 예년보다 30%가량 줄었다. 생산량 급감에도 품질이 좋지 않아 예년 가격보다 20% 떨어진 100장 한 묶음에 8000원에 거래됐다.



/서부취재본부=박희석기자 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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