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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316) 양산 : 폭염에 코로나19…올 여름 양산은 필수품 |2020. 06.11

젊은 시절, 여름이면 늘 양산을 쓰고 다녔다. 멋쟁이 친구들은 예쁜 모자를 쓰거나 책으로 해를 가렸지만 햇볕에 얼굴 타는 게 제일 싫어서 꼭 양산을 쓰곤 했다. 당시엔 올드한 패션이었으리라. 오히려 요즘에는 왠지 더 나이 들어 보일까봐, 아니 어쩌면 멋보다도 비타민 D 섭취로 뼈 건강을 위하는 마음에서 태양도 두려워않고 양산이나 모자 없이 외출한다. 폭염…

(315) 당부 : “금쪽같은 내 자식들 마스크 잘 쓰고 다니그라” |2020. 06.04

엊그제 다녀온 서울의 모습은 광주의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여느 때와 달리 어디를 가도 한산한 까닭에 택시타기도 수월했고, 평일에도 당연했던 교통 체증 없는 서울 거리가 낯설었다. 광주에서 그랬듯이 거리를 다니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가 외계인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가워 서둘러 마스크를 꺼내야 했다. 서울에 있는 딸에게는 마스크를 꼭 챙기라고 당부해놓고 …

(314) 오월의 꽃 : 화려함 속 위엄과 품위…꽃중의 꽃 모란 |2020. 05.28

오월의 화단을 압도하는 꽃은 단연 모란인 것 같다. 장미가, 수국이, 꽃양귀비가, 제라늄이 피었다고 저마다 뽐을 내지만 한 송이만으로 모란은 화려함 속에 지니고 있는 위엄과 품위로 꽃들 사이에서 돋보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북송의 문인 구양수도 “모란에 이르러서는 굳이 꽃 이름을 말하지 아니하고 바로 꽃이라고 한다”고 했듯 모란은 꽃 중의 꽃, 꽃 중의 왕이…

(313) 그해 오월 |2020. 05.21

“밤으로/가는 길이/얼마나 억울하고/얼마나 원통하여//서편 하늘에/가득히//속가슴을 온통/짙붉게 펼쳐 내놓은/아, 넋들의 최후/그리고 시작!”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해 보이는 금남로 오월 광장을 걸었다. 5·18 최후 항전지에서 열렸던 40주년 기념식을 보면서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로부…

(312)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시골 마당 풍경 참 그립다 |2020. 05.14

“햇빛이 ‘바리움’처럼 쏟아지는 한낮, 한 여자가 빨래를 널고 있다. 그 여자는 위험스레 지붕 끝을 걷는다. 런닝 셔츠를 탁탁 털어 허공에 쓰윽 문대기도 한다.…그 여자의 일생이 달려와 거기 담요 옆에 펄럭인다.…” (강은교 작 ‘빨래 너는 여자’ 중에서) 사회학자들은 세탁기의 발명이야말로 여성이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아를 찾고 사회활동의 기회를 갖…

(311) 어린이 : 골목과 동무 대신 게임과 오락이 차지했구나 |2020. 05.07

“옛날 아이들은/장난감이 귀해서/겨울이 가면/풀밭에서 놀았는데/풀물이 들고/꽃물이 들어서/깁고 기운 옷인데도/봄 냄새가 났다나요…” 산동네 골목을 누비며 신나게 살았던 어린 시절이 오늘을 살아가는 힘임을 깨닫고 놀이 전문가가 된 작가 편해문은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라는 책에서 “진정한 놀이는 물, 불, 바람, 흙 등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

(310) 부처님 오신 날 : 민초들 염원 담긴 오색연등 눈 부시구나 |2020. 04.30

때로 잊고 지내기도 하지만 삶은 고통의 바다임이 분명한 것 같다. 인간사 생로병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한 고비 넘겨도 즐거움과 행복은 잠시, 반드시 일정 분량의 고통이 곁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부처가 이 땅에 온 목적도 중생에게 지혜를 일깨우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부처는 이 세계가 고해임을 알고, 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번뇌의 원인을 제대로 …

(309) 상상의 박물관 포스트코로나 시대 미술관·박물관 운명은? |2020. 04.23

“만약 일본 열도가 침몰할 때 단 하나만 가지고 간다면 주저하지 않고 백제관음상을 선택 하겠다” 일본 나라현의 법륭사에 보관돼 있는 백제관음상을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이라 경탄했던 프랑스의 지성 앙드레 말로(1901~1976)는 일찍이 인류가 남긴 방대한 예술작품을 간직해 온 박물관에 크게 주목했다. 실제 박물관에 들어올 수 있는 예술작품은 한정적…

(308) 예수, 시련 겪을때마다 위로 선사한 부활 메시지 |2020. 04.09

부활 주간을 앞두기도 했고, 때마침 접한 책이 도올 김용옥의 ‘나는 예수입니다’이기도 해서 어쩌다가 예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아직까지 성경 일독을 하지 못한 터라 이 한권을 읽는다고 해서 예수를 온전히 알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모든 종교와 예술, 철학은 과거를 뒤집고 딴 세상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혁명적”이라고 하듯, 도올의 1인칭 ‘…

(307) 봄 나무, 잿빛 일상 속 기적처럼 만개한 목련꽃 |2020. 04.02

“작은 마당 하나 가질 수 있다면/키 작은 목련 한 그루 심고 싶네/그리운 사월 목련이 등불 켜는 밤이 오면/그 등불 아래서 그 시인의 시 읽고 싶네…” 한국전쟁을 겪으며 힘겨운 피난생활을 하던 박완서 작가(1931~2011)는 자전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 장독대 앞에 서있는 목련의 나뭇가지에 꽃망울이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고…

‘환전상과 그의 아내’ 빈민층엔 희망, 부유층엔 안도감 주는 정책을 (306) |2020. 03.26

최근 사상 초유의 재난을 겪으면서 우리는 새로운 공부를 참 많이 하게 된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거의 공포 수준이라 연일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서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양적완화정책 등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들이 신문마다 가득하다. 혹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발언을 할 때마다 세계 증시가 폭락한…

(305) 트로트, 구구절절 담긴 인생의 희로애락 |2020. 03.19

트로트가 대세다. 지난해 진도 출신 송가인을 필두로 미스 트롯이 한 시절을 풍미하더니 최근엔 남성 트롯이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다.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들마다 어쩌면 그리 인물 좋고 노래들도 구성지게 잘하는지. 부르는 노래마다에 담긴 사연도 애절해 대중들의 감성을 적신다. 우리 시대에 트로트 노래 가사에 자신의 사연을 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

(304) 와유(臥遊), 산수화 한 점에 위로 받는‘집콕’생활 |2020. 03.12

조선시대 선비들이 성리학의 교과서로 삼았던 주자(1130~1200)는 만년에 중국 남동부 제일의 명산인 무이산으로 들어갔다. 무이산 아홉 계곡의 굽이굽이 아름다움을 마주한 주자는 ‘무이구곡가’를 짓고 자신의 학문적인 성취를 노래했다. 그 이래로 주자의 학문을 흠모했던 조선의 선비들은 무이산 대신 주자학문의 본산을 그린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를 방안에 걸…

(303) 베토벤, 암울한 시기 마음 달래 준 7번 교향곡 |2020. 03.05

최근 주말과 휴일, 본의 아니게 ‘방콕’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외출도 외식도 삼가고 대부분의 시간을 책과 함께 한다. 읽으려고 사두었던 책, 바쁘다는 핑계로 읽다만 책,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을 쌓아두고 단지 독자가 되어 온 세상이 무탈하기 바라며 책장을 넘긴다. 책과 함께 듣는 음악은 덤. 올해가 베토벤(1770~1827) 탄생 250주년이어서인지 즐…

(302) 우울, 평온한 일상 밀어낸 바이러스 악몽 |2020. 02.27

오래전 개봉했던 영화 ‘피아니스트’(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포스터는 주인공이 나치를 피해 간신히 목숨을 건진 후 맞닥뜨린 모습을 포착한 이미지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의 공포 속에서 모두 다 사라진 폐허의 도시에 혼자 덩그러니 놓인 장면은 내게 가장 처절하게 고독하고 불안한 순간으로 각인되어 있다. 코로나 19의 무서운 습격으로 지난 주말 도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