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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 편평태선- 박현정 조선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
2022년 12월 01일(목) 00:15
입안의 염증이 잘 낫지 않아 이리저리 병원을 찾아다니다 구강 내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상당수 있다. 구강 편평태선은 피부질환으로 면역계 질환이다. 이렇게 환자들에게 설명하면 바로 “면역이 너무 약해져서 그런가요?”라고 되묻는다. 이 질환은 면역이 약해졌다기보다는 너무 과민해진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은 외부에서 어떤 침입원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면역 반응에 돌입한다. 그러나 편평태선은 내 것을 외부의 것으로 여겨 공격하게 되는 일종의 ‘자가면역’과 같은 형태의 질환이다.

편평태선은 피부와 구강내 점막에 양측성·다발성으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피부에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구강 내에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혼재된 경우도 있다. 그래서 구강내 병소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피부에도 병소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질환은 표층에 있는 상피와 하방 결체 조직 사이 결합이 분리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T림프구 매개 면역 반응이 진행돼 발생된다.

질환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스트레스, 국소 자극, 약물, C형 간염 바이러스 등 다양한 요소가 증상 악화에 관여한다. C형 간염에 감염된 환자들의 구강 내에서 편평태선이 발생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병력 청취를 통해 해당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자들에게 사용되는 티아자이드(Thiazides) 이뇨제와 같은 특정 약에 의해 편평태선과 같은 모양으로 구강내 병소가 발생될 수 있어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는 해당 약을 중단하면 병소가 소실된다. 따라서 병력 청취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대개 40대 이후 중년의 성인에게 흔히 나타나며, 남녀는 비슷한 유병률을 보인다. 대개 위캄(Wickham) 선조라고 하는 백색의 레이스, 그물 모양의 형태를 띠는 백색선의 유무가 진단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구강 편평태선의 종류는 다양하다. 특징적인 백색선만 존재하는 망상형에서부터 붉은 색으로 세포층이 벗겨진 형태의 미란형, 피부층이 파괴된 형태의 궤양형, 수포를 동반하는 수포형, 그 외 소상(focal )형태의 평탄한 표면에 다소 융기된 형태의 구진형까지 다양한 형태를 띤다. 망상형과 구진형은 백색 병소들로 대개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그 외 유형에서는 증상의 심도에 따라 통증이 달라진다.

현재까지는 구강 편평태선의 치료법은 없다. 다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조절하는 대증요법만 존재할 뿐이다. 구강 편평태선은 경미한 형태에서부터 매우 심한 형태까지 다양한 증상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심하지 않고, 통증이 없는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 반면에 증상이 심하다면 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스테로이드의 국소 또는 전신 투여로 조절한다. 또한 레티노이드를 국소적으로 도포하면 구강 내 망상형·미란형의 병소가 일시적으로 완화된다.

약물치료와 함께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스트레스 등의 조절이 필요하며, 오랜 만성 염증으로 인해 구강 위생 관리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스케일링 등의 관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과일 및 채소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고 금연 및 금주가 필요하다. 완치는 되지 못하지만 적절한 약물 치료, 스트레스 관리, 구강 위생 관리, 식생활 관리 등을 통해 증상이 관리될 수 있는 질환이다.

낫지 않는 질환이라고 여겨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증상이 더욱 심해져 통증뿐만 아니라 식이 문제 등 생활 전반에서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증상이 심하게 되면 스테로이드의 전신 투약 등의 약물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따라서 치료를 통해 증상이 완화된 상태에서 국소적인 약물 치료 및 관리로 지속적으로 조절해 가는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구강 편평태선의 경우 이들 환자들 중 1~2%에서 암으로 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통증 등의 불편감이 없더라도 조직 검사 및 정기적인 경과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암으로 변화되기 쉬운 혀 부위, 후구치 부위의 병소는 반드시 조직 검사를 시행한 후 약물 치료를 추천한다. 알려지지 않고 근거가 없는 민간요법이나 올바르지 않는 치료를 받음으로써 조기에 조직 검사를 시행하지 못하게 되면 조기에 암을 발견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따라서 정확한 평가를 위해 구강 내과 전문의가 있는 대학병원을 찾아 임상 검사 및 조직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