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80대 노인 홧김에 경로당 불질러 2명 사망
완도서…성추행범으로 경찰에 신고 당하자 격분
2019년 01월 28일(월) 00:00
완도의 한 어촌마을에서 80대 노인이 경로당에 불을 내 2명이 숨졌다. 마을 할머니들이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경찰에 신고했다는 게 이유였다.

27일 완도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낮 1시께 완도군 한 읍의 경로당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경로당에 있던 A(84)할머니가 현장에서 숨졌으며, 방화범으로 보이는 B(83)할아버지는 온몸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다음날 새벽 5시께 숨졌다. 당시 경로당에 있던 나머지 80대 노인 2명은 가까스로 밖으로 나와 화를 면했다.

목숨을 건진 노인들은 경찰조사에서 “B할아버지가 페트병이 든 검은색 비닐봉지를 경로당안으로 들고 와 ‘다 같이 죽자’며 큰소리를 치자마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화재당시 경로당 안에 있었던 목격자들의 진술과 휘발유 추정 물질이 묻은 빈페트병(1.5ℓ)이 경로당 안에서 발견됨에 따라 방화사건으로 추정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망자 부검과 정밀 화재감식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조사결과, 숨진 A할머니의 가족들은 평소 B할아버지로부터 A할머니를 포함한 마을할머니들이 경로당 등에서 성추행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 23일 경찰에 신고했다. B할아버지는 화재 전날인 24일 이 같은 사실을 주변으로부터 전해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웃에 말하기 힘든 노인간 성추행문제인데다, 남성중심의 사회성이 강하고 폐쇄된 농촌마을의 특성 때문에 피해 사실을 숨기다가 화를 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완도=정은조 기자·전남주재총괄본부장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