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연휴, 미술의 향연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올해는 광주와 전남에서 대규모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어 다채로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지난 9월 개막한 2018 광주비엔날레에서는 43개국 165명이 작업한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두 곳이 메인 전시관으로 쓰이고 ‘파빌리온 프로젝트’, ‘GB 커미션’ 등이 옛 광주국군병원 등 광주 곳곳에서 열림에 따라 동선을 잘 짜는 게 중요하다.
메인 전시관은 티켓 한장으로 다른 날에도 관람하는 게 가능하니 여유가 있다면 무리하게 하루에 메인 전시관 두 곳을 관람하기보다는 무료로 볼 수 있는 파빌리온 프로젝트, GB커미션을 분배, 이틀 동안 차분히 둘러보는 것도 좋다. 또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감상한 후 인상깊었던 작품을 다시 관람하는 것도 의미있다. 용봉동 전시관은 무휴로 운영되며 문화전당은 추석 연휴 기간 관람 편의를 위해 기존 휴관일인 월요일 문을 열고 대신 목요일 휴관한다.
◇‘경계’를 이야기하는 주제전
7개의 주제전은 지구촌의 이주와 난민, 식민, 냉전, 인터넷 격차, 젠더와 인종 등 보이지는 않지만 현대 사회 들어 더 ‘견고해지는’ 다양한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는 ‘영상 작품’들이 많아 차분히 둘러보면 훨씬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김수근이 설계한 서울 세운상가의 모습을 통해 식민주의, 전쟁, 독재의 영향을 살핀 서현석의 ‘잃어버린 항해’ 등이 눈길을 끈다.
‘경계라는 환영을 마주하며’ 섹션은 ‘난민’과 ‘이주’ ‘국경’ 등의 문제를 조명한다. 호 추 니엔의 ‘이름 없는 존재&이름’, 할릴 알틴데레가 시리아 난민 위기를 다룬 ‘우주 난민’과 ‘쾨프테 항공사’, 톰 니콜슨과 그레이스 삼보가 협업한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다’ 등도 화제작이다.
문화전당 전시는 관객들이 좀 더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들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1995년 크초의 ‘잃어버리기 위하여’ 등 역대 비엔날레 참여작들도 만날 수 있다.
9·11 이후 심화된 감시와 시민권의 문제를 손톱만한 크기의 사진 수만장으로 구성한 하산 엘라히의 작품 ‘수많은 작은 형제들’, 수천개의 플라스틱 튜브를 활용한 설치구조물을 통해 낭비와 과잉의 문제를 드러낸 타라 노노반의 작품, 나라 요시토모의 신작 등도 눈길을 끌었다. 김만석&김성우&백종옥이 기획한 ‘생존의 기술:집결하기, 지속하기, 변화하기’는 한국 작가 35명을 초대해 역동적인 전시를 만들어내 눈길을 끌었으며 ‘북한미술: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는 북한 미술의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집체화를 비롯해 산수화 등 다채로운 조선화를 선보여 인기가 높다.
◇ 옛 국군광주병원 ‘GB커미션’
역사성을 반영한 장소특정적 신작 프로젝트 ‘GB커미션’를 만나는 옛 광주국군병원에서는 3명의 작가 작품이 전시중이다.
복도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카데르 아티아의 작품 ‘영원한 지금’을 만난다. 창살이 쳐진 각각의 병실에는 천정까지 닿을듯한 나무 기둥들이 서 있다. 작가는 광주 지역의 오래된 집에서 가져온 기둥들을 세우고, 상처를 치유하듯, 균열된 부분을 금속으로 묶어 두었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작품 ‘별자리’는 대강당을 비롯해 병실, 이발소, 당구장 등 공간을 이동하며 만나는 장소특정적 설치 작품이다. 관람객들은 작가가 곳곳에 설치한 조명과 소리, 영상과 오브제를 만난다. 병원 본관 옆 붉은 벽돌의 ‘국광교회’에서는 마이크 넬슨의 ‘거울의 울림(장소의 맹점, 다른 이를 위한 표식)’이 전시돼 있다. 병원에서 떼어낸 수십개의 거울로 만든 설치작품이다. 관람은 오후 3시부터 가능하며 사전에 투어 시간대를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한편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가 광주극장에서 촬영한 신작 ‘별들의 전쟁’ 문화전당에서 전시중이며 카데르 아티아의 또다른 작품 ‘영원한 경계들’은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함께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프랑스 팔레 드 도쿄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함께 기획한 ‘이제 오늘이 있을 것이다’는 광주시민회관(24일 휴무)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최윤·타라크 키스완손 등 11명의 작가 작품들은 흥미롭다.
헬싱키국제아티스트 프로그램은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23~25일 휴관)에서 이매리, 이미래, 알리나 바이오나 등 핀란드와 한국작가들을 초청해 작품을 선보인다. 필리핀 현대미술 네트워크의 ‘핫하우스’ 전이 열리는 이강하미술관과 핫 미술관에서 23~26일까지 문을 닫는다. www.gwangjubiennale.org/gb/exhibition/viewinfo.do. 문의 062-608-4332.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지난 9월 개막한 2018 광주비엔날레에서는 43개국 165명이 작업한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두 곳이 메인 전시관으로 쓰이고 ‘파빌리온 프로젝트’, ‘GB 커미션’ 등이 옛 광주국군병원 등 광주 곳곳에서 열림에 따라 동선을 잘 짜는 게 중요하다.
◇‘경계’를 이야기하는 주제전
7개의 주제전은 지구촌의 이주와 난민, 식민, 냉전, 인터넷 격차, 젠더와 인종 등 보이지는 않지만 현대 사회 들어 더 ‘견고해지는’ 다양한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경계라는 환영을 마주하며’ 섹션은 ‘난민’과 ‘이주’ ‘국경’ 등의 문제를 조명한다. 호 추 니엔의 ‘이름 없는 존재&이름’, 할릴 알틴데레가 시리아 난민 위기를 다룬 ‘우주 난민’과 ‘쾨프테 항공사’, 톰 니콜슨과 그레이스 삼보가 협업한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다’ 등도 화제작이다.
문화전당 전시는 관객들이 좀 더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들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1995년 크초의 ‘잃어버리기 위하여’ 등 역대 비엔날레 참여작들도 만날 수 있다.
9·11 이후 심화된 감시와 시민권의 문제를 손톱만한 크기의 사진 수만장으로 구성한 하산 엘라히의 작품 ‘수많은 작은 형제들’, 수천개의 플라스틱 튜브를 활용한 설치구조물을 통해 낭비와 과잉의 문제를 드러낸 타라 노노반의 작품, 나라 요시토모의 신작 등도 눈길을 끌었다. 김만석&김성우&백종옥이 기획한 ‘생존의 기술:집결하기, 지속하기, 변화하기’는 한국 작가 35명을 초대해 역동적인 전시를 만들어내 눈길을 끌었으며 ‘북한미술:사회주의 사실주의의 패러독스’는 북한 미술의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집체화를 비롯해 산수화 등 다채로운 조선화를 선보여 인기가 높다.
◇ 옛 국군광주병원 ‘GB커미션’
역사성을 반영한 장소특정적 신작 프로젝트 ‘GB커미션’를 만나는 옛 광주국군병원에서는 3명의 작가 작품이 전시중이다.
복도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카데르 아티아의 작품 ‘영원한 지금’을 만난다. 창살이 쳐진 각각의 병실에는 천정까지 닿을듯한 나무 기둥들이 서 있다. 작가는 광주 지역의 오래된 집에서 가져온 기둥들을 세우고, 상처를 치유하듯, 균열된 부분을 금속으로 묶어 두었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작품 ‘별자리’는 대강당을 비롯해 병실, 이발소, 당구장 등 공간을 이동하며 만나는 장소특정적 설치 작품이다. 관람객들은 작가가 곳곳에 설치한 조명과 소리, 영상과 오브제를 만난다. 병원 본관 옆 붉은 벽돌의 ‘국광교회’에서는 마이크 넬슨의 ‘거울의 울림(장소의 맹점, 다른 이를 위한 표식)’이 전시돼 있다. 병원에서 떼어낸 수십개의 거울로 만든 설치작품이다. 관람은 오후 3시부터 가능하며 사전에 투어 시간대를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한편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가 광주극장에서 촬영한 신작 ‘별들의 전쟁’ 문화전당에서 전시중이며 카데르 아티아의 또다른 작품 ‘영원한 경계들’은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함께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프랑스 팔레 드 도쿄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함께 기획한 ‘이제 오늘이 있을 것이다’는 광주시민회관(24일 휴무)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최윤·타라크 키스완손 등 11명의 작가 작품들은 흥미롭다.
헬싱키국제아티스트 프로그램은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23~25일 휴관)에서 이매리, 이미래, 알리나 바이오나 등 핀란드와 한국작가들을 초청해 작품을 선보인다. 필리핀 현대미술 네트워크의 ‘핫하우스’ 전이 열리는 이강하미술관과 핫 미술관에서 23~26일까지 문을 닫는다. www.gwangjubiennale.org/gb/exhibition/viewinfo.do. 문의 062-608-4332.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