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최근 10년 동안 발생률이 가장 높은 암은 갑상선암이다. 목의 정중앙 갑상선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 갑상선암인데 매년 증가세다. 하지만 다른 암에 비해 환자들의 공포감이 적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부른다. 이는 갑상선암이 생존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천천히 진행되는 온순한 형태의 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착한 암이 나쁜 암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일부 암은 진행이 빠르고, 목에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고 갑자기 뼈나 전신으로 퍼져서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 ‘두 얼굴의 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암은 암이다. 자칫 방심했다간 치료 시기를 완전히 놓칠 수도 있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하는 내분비 기관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한다. 이 호르몬은 인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로서 인체 세포들의 대사 과정을 적절히 촉진시켜 모든 기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도록 도와준다.

갑상선암은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에 과량 노출되거나 유전적(RET) 요인, 비만,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가능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갑상선 결절의 크기가 최근 수주 또는 수개월에 걸쳐 커진 경우, 쉰 목소리 또는 성대 마비가 동반된 경우, 결절이 주위 조직에 고정된 경우, 결절이 매우 딱딱한 경우, 결절과 같은 쪽의 경부 림프절이 만져지는 경우는 갑상선암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에 두경부에 방사선을 조사한 병력이 있는 경우,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리고 결절의 크기가 매우 클 때도 갑상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암인 갑상선암과 부인암, 유방암 등은 수술 후 운동 요법, 식이 요법 등 다방면에서 연구가 이뤄져 있으며,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른 암종에 비해 착한 암 이라고 불리며 어느덧 친숙하게 다가온 갑상선암의 완치율이 높은 것은 어떤 의미에서 족쇄가 될 수도 있다. 갑상선암 또한 수술 후 관리가 꼭 필요한 암이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지침이 되어야 할 가이드라인은 다른 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고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가져야 하며 꾸준히 운동도 해야 한다.

암 병력이 있는 사람은 다른 새로운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갑상선암 생존자 역시 새로운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여성은 유방암, 남성은 전립선암이 발생할 위험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 생존자 중 호르몬 억제 치료를 받고 있는 여성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갑상선암 생존자는 갑상선 호르몬 억제 치료로 호르몬이 너무 많은 상태인 ‘불현성 갑상선 기능 항진증’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러한 불현성 갑상선 기 능항진증은 심장이 일정하게 뛰지 않는 부정맥이나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므로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 등을 시행해 심혈관계 질환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일상의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도 암 예방에 필수사항이다. 비만, 당뇨 등의 만성 질환이 여러 암과 관련 있다는 것은 이미 너무나도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갑상선암 생존자 역시도 갑상선암의 재발이나, 다른 암으로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만성 질환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갑상선암 생존자들은 암 치료 경험이 없는 사람과 비교해 피로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갑상선암 역시 착한 암이라는 오해 속에 쉽게 생각하지 말고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의 변화를 가져야 할 것이다.

꾸준한 운동은 환자가 아니어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육류를 줄이되 면역력 유지를 위해 적당량의 단백질은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더욱이 잠은 면역력과 깊은 관련성이 있는 만큼 불면증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숙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