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승객만 탔더라도 정해진 관광 코스를 운행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고객과의 약속인데 저버리지 말자는 게 회사 방침이었습니다.”

전남지역 관광지 순환버스인 ‘남도한바퀴’ 와 관련, “1∼2명, 기껏해야 5명도 안되는 관광객들만 타는 남도한바퀴를 왜 계속 운영했느냐”는 질문에 금호고속 신동근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금호고속의 고객에 대한 뚝심있는 신뢰 경영이 5년 만에 빛을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첫 운행을 시작한 ‘남도한바퀴’가 지역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대표적 관광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20개 전 코스는 연일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역민 뿐 아니라 ‘남도한바퀴’로 전남 관광 일정을 짜는 수도권 고객들도 적지 않다는 게 금호고속 설명이다.

남도한바퀴는 남도의 역사 유적지, 관광명소 등을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한 관광지 순환버스 프로그램이다.

2014년 운행 시작 당시에는 순탄치 않았다. 6개 코스를 요일별로 운행했지만 회당 평균 승객은 14명에 불과했다. 45인승 버스 한 대에 1∼2명만 태우고 갈때도 많았다. 여수·광양 코스의 경우 2014년 7월 5일부터 20일까지 6회 운행하면서 태운 관광객들이 1∼2명, 4명이 전부였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는 더 심각했다. 6월 6일 하룻동안 이용한 승객(75명)보다 취소한 승객(177명)이 2배 이상 많았다. 6월 14일 7개 코스를 도는 버스 7대(버스당 45인승)에 탄 승객도 고작 26명 뿐이었다.

금호고속은 그래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인원 미달을 이유로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여행사 프로그램과 다르게 컨셉을 잡은 만큼 고집스럽게 운행을 이어갔다.

고객 신뢰를 무너뜨리는 약속의 축소나 폐지는 고객 만족도의 하락과 고객 이탈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회사 판단이었다.

프로그램의 변화를 주는 시도도 지속적으로 펼쳤다. 운행 첫 해인 2014년에는 교통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짰다. 이듬해에는 섬 코스를 집어넣었고 2016년에는 22개 시·군의 관광지를 고루 둘러볼 수 있도록 ‘숨겨진 명소’를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지난해에는 섬·길·맛 등 10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해 순환 코스를 만들었고 올해는 외지 관광객들과 젊은층들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였다.

뚝심의 대가는 지난해부터 돌아왔다. 회당 13∼14명에 불과하던 이용객 수는 회당 32명까지 올라섰고 올해는 평균 이용객이 38.2명까지 늘었다. 전체 이용객도 1만1200명(2014년)에 불과했던 데서 지난해 3만2000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올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6800명이 이용했다.

섬 여행 상품과 1박 2일 상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99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다, 코스도 다양해 연일 매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순천·여수 낭만여행과 순천·광양 별빛여행, 진도 접도 웰빙길 걷기여행은 매월 승객 모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지역의 대표 운송기업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남도의 멋을 느끼고 가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