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만이 아니라 이후 정부에서도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낙후된 호남권을 되살리기 위한 장단기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방분권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광주·전남·전북이 영남권, 충청권 등과 비교해 부족한 사회기반시설, 연구개발투자·인력, 지역경제력 및 주력산업, 일자리 개수 및 질 등을 비교·분석해 국가 예산의 공정한 배분을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반시설 위주의 단편적인 요구보다는 지역의 미래상을 설정한 뒤 이에 합당한 과제와 사업을 발굴해 예산 배정 및 정부 투자를 이끌어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오는 12일 ‘새 정부 균형발전정책 방향과 광주의 대응전략’에 대한 연구 용역의 최종보고회를 갖는다. 이번 용역은 지난해 10월 ▲지역격차 원인 및 실태 분석, 지역균형발전 기본 방향 설정 ▲지역균형발전 분야별 추진 전략마련 ▲지역혁신자원 및 불균형 사례 조사 등을 위해 발주, 광주전남연구원이 맡아 진행했다.

지난해 말 중간보고회에서 연구원 측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광주 수출액, 취업자 수, 임금 등 경제적인 불균형을 지적했다.

지난 2016년 광주 수출액은 126억9900만 달러로, 전국 평균 291억4500만 달러의 절반을 간신히 넘었으며. 취업자수는 73만8000명으로, 전국 평균 164만명의 45.0%에 불과했다. 광주의 평균임금은 263만1000원으로, 전국 평균의 92.7%, 수도권의 86.0%에 그쳤다.

수도권과의 격차는 나날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임금 증가율이 광주는 2.92%에 불과한 반면 수도권은 3.73%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의 인구 유입 정도를 의미하는 ‘포용성 지수’의 경우 광주는 지난 2000년 5.05에서 2015년 3.88로 대폭 감소했다. 수도권은 5.84에서 5.39로 조금 낮아졌다. 광주가 취업, 교육, 문화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국가연구개발사업 투자비는 광주가 4573억원으로 전국 평균 1조786억원의 42.4%였다.

연구원 관계자는 “수도권 집중에 대한 국민의 인식 정도는 5점(매우 심각) 척도에서 4.5점에 이르며, 수도권 집중에 의한 사회적 비용은 27조4000억원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예산 지원 시기·규모 등을 차등화하기 위한 지역등급제 실시, 지방투자 촉진 인센티브 강화, 수도권 공장총량제 재정비 및 범위 확대, 지방중추도시 시내 면세점 설치, 공공기관 추가 이전, 도시재생특별지구 지정, 지방대학 육성 및 지원 강화, 대성 공약 예비타당성 면제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노경수 광주대 도시계획 및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은 물론 타 지역과 비교해 부족하거나 열악한 부분을 강조해 관련 예산을 얻어내기보다는 현재의 불균형 구조를 단기간 내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현석기자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