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성묘를 하고 가족 친지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도 남아있는시간은 충분하다. 고향을 찾은 귀향객과 지역민들을 위해 광주 전남 문화명소를 소개한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손잡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뚜벅이 여행’이 포인트다. 준비할 것은 오래 걸을 수 있는 체력과 마실 물 정도면 되겠다.
광주 근대문화의 보물창고인 양림동은 어느새부턴가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명소가 됐다. 올해 103살이 된 오웬 기념각, 어비슨기념관, 우월순 선교사 사택 등 근대 건물을 둘러보는 것으로 양림투어를 시작한다.
우월순 사택 옆에는 400살이 넘은 호랑가시나무(광주시 지정 기념물 17호)가 있으며 뒤편으로는 윌슨길, 시핑길 등 선교사들의 이름을 딴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문학소공원, 김현승·김영랑 등의 시가 적힌 기념석을 만날 수 있다. ‘양림동의 시인’ 다형 김현승 시인의 대표작 ‘가을의 기도’가 새겨진 시비 앞에 잠시 멈추어 시 한편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지난 4월부터 남구관광청이 진행하고 있는 ‘근대 예술여행’은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프로그램이다. ‘미광의상실’에서 TV만화와 영화 주인공의 트레스와 턱시도를 빌려 입고 시간여행도 떠날 수 있다.
카페 ‘양림 148’에서 양림동 충견을 재현한 석고 방향제를 만들어보고 ‘이야기 배달부 동개비 카페’에서는 동화구연과 페이퍼토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양림동의 핫플레이스 펭귄마을에서는 정크 아트를 만들기도 한다.
‘근대 예술여행’은 남구관광청 홈페이지(www.visityangnim.kr)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공간별로 시간과 참여인원이 정해져 있으니 참고한다. 가족코스와 연인코스로 나눠 패키지 투어도 가능하다. 양림동 관광안내소 등에서 ‘양림동 근대예술여행 지도’를 받아 근대예술여행 스티커 투어를 떠나는 것도 추천한다.
해가 저문 저녁에는 광주 일대 야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꿀잼’이다. 먹거리와 공연, 문화, 예술 등 즐길거리까지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시장투어만큼 재미난 여행도 없다.
‘1913 송정역 시장’은 송정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외부에서 오는 관광객이나 지하철을 이용해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환영받는 곳이다. ‘삼뚱이’나 고기한쌈, 계란밥, 또아식빵 등 쉽게 만날 수 없는 독특한 음식이 많고 청년상인들이 많아 젊은 시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평일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에는 밤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매월 둘째 넷째주 월요일은 휴무다.
광주에 야시장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알린 곳은 ‘대인시장’이다. 갤러리 전시관, 벽화 등에서 예술시장이라는 이미지가 뿜어져 나오고 먹기에도 아까울만큼 예쁜 아이스크림과 오징어순대, 강정, 튀김, 시장토스트 등 싸고 맛있는 음식이 많다. 대인야시장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한다.
‘남광주 밤기차 야시장’은 충장로와 가깝다 보니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홍어 샐러드, 키조개와 치즈의 만남, 라면 핫도그 등 개성있는 음식을 만날 수 있고 공연과 마술, 야바위, 포토존 등 관광객들을 위한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오후 6시30분부터 밤 11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목포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시이다. 옛 목포주재 일본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등 식민시대의 옛 석조 건축물들이 아픈 역사를 알려주는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달산 기슭에 자리한 옛 목포주재 일본영사관(목포 근대역사관 Ⅰ관)은 1897년 10월 1일 개항한 목포의 변화상을 잘 정리해 보여준다. 1900년 12월 완공됐지만 건립 당시 건물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건물 뒤편에는 폭격과 장기전에 대비한 방공호가 뚫려 있다. 지난해 4월 전시관 입구에 세워진 ‘목포 평화의 소녀상’과 붉은 건물이 묘한 대조를 이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옥단이 길’은 목포 원도심인 목원동 골목길에 역사와 문화적인 스토리텔링을 입혀 만든 도보 길이다. 목포 출신 극작가 차범석 선생의 작품 ‘옥단어!’에서 착안해 이름을 붙였다. 크게 ‘노적봉 길’과 ‘구름다리 길’, ‘김우진 길’로 나뉜다. 목포역과 유달산 노적봉을 연결하는 715m 길이의 ‘노적봉 길’은 일명 ‘목마르뜨(목포의 몽마르뜨) 길’, 또는 ‘무소유의 길’로 불린다.
입구에서 노라노 패션양재학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노라노 미술관’을 만난다. 본래 개항한지 두 달 뒤 무안우체사가 세워졌던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통신용 말을 키우고 관리하던 ‘마방’자리였다. ‘안저자(시장) 거리’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오른쪽에 일본식 건축양식을 한 정광정혜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승려였던 고은 시인과 대학생이었던 박재철(법정 스님 속명)의 ‘아름다운 만남’이 이뤄진 공간이다.
구간의 종점인 노적봉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군량미를 높이 쌓아 왜군을 기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암봉이다. 유달산에 오르면 목포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마한의 역사는 붓이 아니라 유물로 쓰여졌다.” 1917년 나주 반남면 신촌리 9호 무덤에서 발굴된 ‘신촌리 금동관’(국보 295호)과 아파트형 무덤인 ‘복암리 고분군’ 가운데 백제 스타일 석실에서 나온 옹관은 마한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만들었다.
지난 2013년 11월 개관한 국립 나주 박물관은 마한의 형성부터 영산강 유역의 역사 발자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마침 신촌리 금동관 출토 100주년을 맞아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박물관앞 덕산리 고분군은 무덤 주인을 알 수 없지만 마한의 화려했던 역사를 반추하게 한다.
나주 다시면 복암리에 자리한 ‘복암리 고분 전시관’은 복암리 3호분에서 발굴된 다양한 묘제를 실물 크기로 재연해 놓았다. 박물관과 고분군을 살펴보며 영산강 유역에서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켰던 마한 왕국의 실체를 피부로 느껴볼 수 있다.
/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이보람기자 boram@kwangju.co.kr
광주 근대문화의 보물창고인 양림동은 어느새부턴가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명소가 됐다. 올해 103살이 된 오웬 기념각, 어비슨기념관, 우월순 선교사 사택 등 근대 건물을 둘러보는 것으로 양림투어를 시작한다.
지난 4월부터 남구관광청이 진행하고 있는 ‘근대 예술여행’은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프로그램이다. ‘미광의상실’에서 TV만화와 영화 주인공의 트레스와 턱시도를 빌려 입고 시간여행도 떠날 수 있다.
카페 ‘양림 148’에서 양림동 충견을 재현한 석고 방향제를 만들어보고 ‘이야기 배달부 동개비 카페’에서는 동화구연과 페이퍼토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양림동의 핫플레이스 펭귄마을에서는 정크 아트를 만들기도 한다.
해가 저문 저녁에는 광주 일대 야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꿀잼’이다. 먹거리와 공연, 문화, 예술 등 즐길거리까지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시장투어만큼 재미난 여행도 없다.
‘1913 송정역 시장’은 송정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외부에서 오는 관광객이나 지하철을 이용해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환영받는 곳이다. ‘삼뚱이’나 고기한쌈, 계란밥, 또아식빵 등 쉽게 만날 수 없는 독특한 음식이 많고 청년상인들이 많아 젊은 시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평일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에는 밤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매월 둘째 넷째주 월요일은 휴무다.
광주에 야시장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알린 곳은 ‘대인시장’이다. 갤러리 전시관, 벽화 등에서 예술시장이라는 이미지가 뿜어져 나오고 먹기에도 아까울만큼 예쁜 아이스크림과 오징어순대, 강정, 튀김, 시장토스트 등 싸고 맛있는 음식이 많다. 대인야시장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한다.
‘남광주 밤기차 야시장’은 충장로와 가깝다 보니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홍어 샐러드, 키조개와 치즈의 만남, 라면 핫도그 등 개성있는 음식을 만날 수 있고 공연과 마술, 야바위, 포토존 등 관광객들을 위한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오후 6시30분부터 밤 11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목포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시이다. 옛 목포주재 일본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등 식민시대의 옛 석조 건축물들이 아픈 역사를 알려주는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유달산 기슭에 자리한 옛 목포주재 일본영사관(목포 근대역사관 Ⅰ관)은 1897년 10월 1일 개항한 목포의 변화상을 잘 정리해 보여준다. 1900년 12월 완공됐지만 건립 당시 건물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건물 뒤편에는 폭격과 장기전에 대비한 방공호가 뚫려 있다. 지난해 4월 전시관 입구에 세워진 ‘목포 평화의 소녀상’과 붉은 건물이 묘한 대조를 이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옥단이 길’은 목포 원도심인 목원동 골목길에 역사와 문화적인 스토리텔링을 입혀 만든 도보 길이다. 목포 출신 극작가 차범석 선생의 작품 ‘옥단어!’에서 착안해 이름을 붙였다. 크게 ‘노적봉 길’과 ‘구름다리 길’, ‘김우진 길’로 나뉜다. 목포역과 유달산 노적봉을 연결하는 715m 길이의 ‘노적봉 길’은 일명 ‘목마르뜨(목포의 몽마르뜨) 길’, 또는 ‘무소유의 길’로 불린다.
입구에서 노라노 패션양재학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노라노 미술관’을 만난다. 본래 개항한지 두 달 뒤 무안우체사가 세워졌던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통신용 말을 키우고 관리하던 ‘마방’자리였다. ‘안저자(시장) 거리’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오른쪽에 일본식 건축양식을 한 정광정혜원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승려였던 고은 시인과 대학생이었던 박재철(법정 스님 속명)의 ‘아름다운 만남’이 이뤄진 공간이다.
구간의 종점인 노적봉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군량미를 높이 쌓아 왜군을 기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암봉이다. 유달산에 오르면 목포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마한의 역사는 붓이 아니라 유물로 쓰여졌다.” 1917년 나주 반남면 신촌리 9호 무덤에서 발굴된 ‘신촌리 금동관’(국보 295호)과 아파트형 무덤인 ‘복암리 고분군’ 가운데 백제 스타일 석실에서 나온 옹관은 마한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만들었다.
지난 2013년 11월 개관한 국립 나주 박물관은 마한의 형성부터 영산강 유역의 역사 발자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마침 신촌리 금동관 출토 100주년을 맞아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박물관앞 덕산리 고분군은 무덤 주인을 알 수 없지만 마한의 화려했던 역사를 반추하게 한다.
나주 다시면 복암리에 자리한 ‘복암리 고분 전시관’은 복암리 3호분에서 발굴된 다양한 묘제를 실물 크기로 재연해 놓았다. 박물관과 고분군을 살펴보며 영산강 유역에서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켰던 마한 왕국의 실체를 피부로 느껴볼 수 있다.
/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이보람기자 bora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