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항쟁 당시 헬기 사격 여부를 밝히기 위한 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광주지검은 5·18 당시 헬기 조종사들을 직접 조사할 계획이며,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 13일 광주 전일빌딩(옛 광주일보 사옥)을 찾아 헬기 사격 탄흔을 둘러보는 등 헬기 사격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광주지검은 최근 5·18기념재단 등으로부터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 사이 광주로 출격한 군 헬기 조종사 17명의 인적 사항과 연락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54개 상자 분량의 지난 1995년 당시 검찰 수사기록도 분석 중이며, 국방부에도 5·18 당시 군 헬기 출격 일자나 탄약 지급 여부 등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이다. 이번 검찰 수사는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회고록에서 ‘거짓말쟁이’로 비난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조 신부 유족 측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착수됐으며, 사건의 핵심인 헬기 사격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이다.

한편 헬기 사격·전투기 출격 대기 등 ‘5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출범한 5·18특조위는 집단 발포 명령자나 암매장 등은 대통령이 지시한 진상 규명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특조위 활동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이 확인되면 국방부나 정부에 추가 조사를 건의키로 해 지역민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5·18 당시 헬기 사격이나 암매장 사실 등은 시민들의 다양한 증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일빌딩 10층 내부 총탄 흔적으로 헬기 사격이 유력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나오면서 헬기 사격은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암매장에 대한 광주교도소 교도관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검찰과 국방위 조사 그리고 5·18특별법을 통해 수사권과 기소권 등 ‘실질적 권한’을 가진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져 이 모든 의혹과 진상이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