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대기업·공공기관이 앞다퉈 고졸채용에 적극성을 띠면서 광주지역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취업률이 약진하고 있다.

3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 29명(졸업생 7명 포함)이 올해 한국전력공사에서 실시한 고졸 공개 채용에서 최종 합격했다.

학교별 합격자로는 광주자동화설비공고가 졸업생 6명을 포함해 20명, 광주전자공고 4명, 광주여상 3명, 전남여상 1명(졸업생), 전남공고 1명 등이다.

이 밖에도 한국조폐공사 등 공기업 26명, 한국은행 등 은행권 11명, 삼성전자 등 대기업(기술직, 사무직) 14명 등 51명이 최종 합격했다.

지난해엔 공무원(21명)·부사관(10명)·한국전력 등 공공기관(92명)·대기업 및 금융기관(127명) 등 250여 명이 어려운 취업문을 뚫었다.

이는 해당 기업·기관들이 경기불황에 따른 저성장에도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출신 학생들을 선호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현재 상당수 학교가 졸업시즌까지 상당 기간 남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해당 학교 학생들의 취업률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광주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이 같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난에 허덕이는 등 청년실업률이 10%를 웃도는 상황에서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약진은 해당 학교와 광주시교육청의 행정·재정적 지원정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광주시교육청 취업지원센터는 그간 채용직무에 필요한 면접지도를 지원하는 한편 각 학교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취업을 도왔다.

특히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는 학교에서부터 학생들을 직업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예산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금융회계 특성화고인 광주여상은 최근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이 주관한 ‘2017 제7회 전국상업경진대회’에서 금상(3명)·은상(3명)·동상(3명) 등 9명이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대회에선 회계실무·금융실무·비즈니스영어·세무실무 등 10개 종목에 시도별 예선을 거친 전국 상업계고교 280개교의 학생 1501명이 참가했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교육의 정체성 확립과 미래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꿈과 비전을 갖춘 직업인 양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정책이 빛을 발휘한 셈이다.

또 장기불황에 대졸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이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을 선호한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취업률 증가와 함께 특성화고가 원래 취지를 회복하고 있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꿈이 이뤄지도록 하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학생들이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행복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행기자go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