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입한 필로폰을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전국을 무대로 투약자에게 필로폰을 팔아치운 일당에는 승부조작에 연루됐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프로축구 선수도 포함됐다.

광주광산경찰은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전직 프로축구 선수 김모(30)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 등으로부터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혐의로 회사원 이모(38)씨 등 7명을 입건, 조사 중이다.

김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2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다. 일당은 1g당 160만원가량을 받고 131차례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행용 가방에 필로폰을 숨겨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밀반입한 필로폰을 비닐과 종이로 덮고 테이프로 붙인 뒤 에어컨 실외기 등에 보관했다. 인터넷 등에 판매 글을 올려놓고 필로폰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오면 특정 장소에 필로폰을 놔두고 가져가도록 했다. 광산구 월계동의 한 원룸촌 통신단자함에 필로폰을 숨겨 놓고서 구매자에게 찾아가라는 식이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 다수의 휴대전화, 은행 계좌를 이용했고 구매자에게는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 등을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전직 프로축구 선수인 김씨는 2012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복역하던 중 필로폰 유통책을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필로폰 30g을 압수했으며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총책에 대해서는 여권무효화 조치와 함께 국제공조수사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판매책으로 붙잡힌 전직 프로축구선수는 추징금 3000만원을 납부하려고 교도소에서 알게 된 마약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마약류 확산 방지를 위해 총책을 비롯한 일당 추적과 투약자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