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컬러링북
2017년 06월 08일(목) 00:00
1908년 캐나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탄생시키고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해 알려진 ‘빨강머리 앤’은 인기 캐릭터다. 고아이지만 주눅들지 않고 언제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초긍정 마인드 ‘주근깨 소녀’ 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근래엔 힘들 때마다 언제나 위안이 됐다는 ‘앤’을 소재로 소설가 백영옥이 펴낸 에세이 ‘빨강머리 앤이 전하는 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광양시에서는 이 책을 ‘올해의 책’으로 정해 함께 읽는 모양이다.

잠시 잊고 있던 ‘앤 셜리’가 다시 마음에 들어온 건 최근 컬러링북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얼마 전 선물받았던 ‘빨강머리 앤’ 컬러링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릴 적 색칠 공부에 대한 기억 하나쯤 갖고 있는 어른들 사이에서 컬러링 북이 인기를 끈 건, 우리나라를 포함해 40개국에서 1500만 부 이상 판매된 조해너 배스포드의 ‘비밀의 정원’이 시발점이 됐다.

장르, 연령, 용도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컬러링북이 출간되는 가운데 취재 중 만난 ‘광주 컬러링북’은 색다른 느낌이어서 반가웠다. ‘다정(情)다감(感)-광주컬러링여행’은 기존 컬러링북처럼 힐링을 전하는 것과 더불어 광주의 매력을 찾아 주는 또 하나의 역할도 한다. 책에는 무등산 사계와 광주호 호수생태원, 국립 5·18민주묘지, 오웬기념각 등 가볼 만한 곳과 무등산 보리밥, 송정떡갈비, 꽃게장 백반 등 군침 당기는 음식까지 모두 27개 그림이 실렸다.

여기에 미디어아트 도시 광주를 상징하는 이이남 작가 등의 작품을 ‘완성하는’ 색다른 즐거움도 있다. 색연필이 지나갈 때마다 점점 제모습을 갖추는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화가가 된 듯하다. 책에 샘플로 실린 완성작은 광주를 다시 보게 한다.

하얀 공간을 색연필로 채워 가는 ‘아날로그 감성’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에게 작은 위로와 쉼을 전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색연필을 쥐고서 광주의 이야기에 온기를 불어넣어 봐야겠다. 더불어 사랑스러운 앤과 단짝 다이아나 그리고 말썽쟁이 길버트에게도.



/김미은 문화1부장 m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