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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 천년 미소에 오색빛을 더하다
무각사 내달 15일까지 중창불사 특별전 … 임종로 작가 ‘스테인드 글라스 고려불화’ 전
2017년 01월 17일(화) 00:00
무각사 문화관 카페에 들르면 방문객들을 향해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은 보살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쏟아지는 햇빛을 가득 받아 빛나는 ‘아미타팔대보살도’는 우리나라에서 흔치않는 스테인드 글라스(Stained Glass·색유리를 이어 붙인 장식용 판유리) 기법으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주로 유럽 성당에서 볼 수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는 자연 채광과 예술이 결합된 작품으로, 오방색 등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는 고려불화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무각사가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은 성당에서 볼 수 있다는 인식을 깬다. 불교 미술사상 처음으로 고려불화를 스테인드 글라스로 제작한 작품을 신축 중인 지장전 등 건물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무각사 내 로터스갤러리에서 작품을 미리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작품 제작자 임종로 작가를 초청해 오는 2월15일까지 중창불사 특별전 ‘임종로’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카페에 설치한 ‘아미타팔대보살도’(가로 1.8m·세로 2m)를 비롯해 ‘수월관음도’, ‘지장보살도’, ‘지장시왕도’, ‘현대단청’ 등 작품 5점을 선보인다.

임 작가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전부터 스테인드 글라스가 불교미술에 가장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마침 무각사에서 작업 의뢰가 들어와 즐겁게 작품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한 청학 주지스님은 “반지하 형태 지장전이 밝은 분위기를 내도록 유리창을 많이 넣을 계획이었다”며 “일반 유리창 대신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불교예술을 보여주기 위해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작품들은 지난 10개월간 이탈리아에서 임 작가와 현지 유리기술자들이 함께 제작했다. 먼저 임 작가가 스케치와 도면을 작업하면 기술자들은 금·은·동·철·납 등을 800∼1000℃ 고온에서 녹여 색을 만들고 유리판에 입힌다. 이번 고려불화 작품에는 약 200가지 전통 색상을 사용했다.

이번에 제작한 고려불화 작품은 상대적으로 어둡고 탁한 색을 내는 기존 스테인드 글라스 제작 방식에 새로운 방법을 추가해 밝고 부드럽게 빛을 낸 게 특징이다.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은 빛과 온도, 습도 등에 관계없이 변색·파손이 되지 않아 수명은 1000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작가는 “작품을 제작할 때 앞으로 1000년 동안 전시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자른 색유리를 전시 장소에서 조립해 설치하면 완성되는 방식이다. 전시장소에 맞춰서 제작하기 때문에 실제 설치 전까지는 완성품을 볼 수 없다. 임 작가도 무각사에 와서야 처음 완성품을 볼 수 있었다.

작품은 약 한달 뒤 전시가 끝나는 데로 지난 2014년부터 새로 짓고 있는 대웅전 지하 1층 지장전, 전통문화체험관 등에 설치된다. 무각사측은 건물이 완공되는 내년 초 일반인에 공개할 방침이다.

건국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임씨는 이탈리아 피사 로솔리 미술학교, 모자이치스티 델 프리울리 미술학교에서 스테인드 글라스와 모자이크를 익혔다. 유럽에서는 두차례 세계대전을 겪은 후 작품과 제작기술이 많이 사라진 상황으로, 오랜 기간 누적된 제작 기술을 익히기 위해 공방작가로 16년간 활동했다.

현재 미켈레멜리니 스튜디오 수석 작가로 활동 중이며 지난해부터 경기도에서 미술공방 ‘Studio AuraArte’를 운영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 대성당, 아우스틴 대성당, 안산 성요셉 성당 등에 작품을 설치했다. 문의 062-383-0108.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