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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제한장치 풀고 ‘살인 질주’한 대형차들
경찰, 관광버스·화물차 불법 개조 업자·운전자 30명 적발
KIA 야구단 버스 3대도 포함 … 구단측은 알면서도 묵인
2016년 10월 19일(수) 00:00
울산에서 관광버스 사고로 대형 참사가 발행한 가운데 돈을 받고 관광 버스나 화물차의 최고 속도를 제한하는 장치를 풀어준 업자와 ‘살인 질주’를 한 운전기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최고 속도 제한장치를 변경해 운행한 차량 중에는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원정 경기를 위해 이용했던 선수단 버스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차량의 최고 속도 제한장치를 불법으로 조작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김모(45)씨 등 무자격 자동차 정비업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무자격 자동차 정비업자에게 돈을 건네고 차량의 최고 속도 제한을 해제한 25t 트럭 운전기사 이모(56)씨 등 대형 화물차 운전기사 19명과 관광·전세버스 기사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무자격 자동차 정비업자 김씨 등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고속도로 휴게소나 한적한 도로에서 1대당 15만∼20만원을 받고 관광·전세버스와 대형 화물차에 설정된 최고 속도 제한 값을 해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갈레토’라는 기기를 차량 ECU(전자제어 장치)에 연결해 차량의 제한된 최고 속도 설정 값을 해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대형 버스와 화물차의 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차량 출고시부터 전자제어 장치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 속도를 제한, 가속 페달을 밟아도 설정 기준 이상을 달릴 수 없게 하고 있다. 최고 속도 제한 기준은 전세 버스는 시속 100㎞, 16t 이상의 화물특수차량은 시속 90㎞다.

김씨 등 무자격 자동차 정비업자들은 ‘엔진 출력 증강’, ‘맵핑작업’ 등이라고 적힌 명함을 관광 버스나 대형 화물차의 출입이 잦은 고속도로 휴게소, 공단 주변 차고지, 자동차 정비업소 등에 무작위로 배포해 차량 불법 개조를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전자들은 오르막 차로에서 엔진 출력이 낮아져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을 없애고, 빠른 운행으로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 최고 속도 제한장치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고 속도 제한장치가 조작된 대형 버스에는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이용하는 버스 3대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단 측도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 선수단의 원정 경기 등을 이유로 묵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KIA 타이거즈 선수단의 버스가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최고 속도 제한장치를 조작해 운행을 하다가 수사가 시작되면서 최고 속도를 다시 제한했다”며 “대형 교통사고의 원인이 주로 과속에서 비롯되지만 적발된 정비업자와 운전기사들은 영업 이익만을 위해 죄의식 없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KIA 타이거즈 관계자는 “선수들이 경기에 늦지 않도록 움직이기 위해 최고 속도 제한장치를 조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