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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친구집 온 듯 … 산책길 친근한 그림 감상
29일 문연 광주남구 대성초 인근 소암갤러리
2016년 08월 01일(월) 00:00
지난 29일 광주시 남구 대성초등학교 인근에 가정집을 개조한 소암갤러리가 개관했다. 2층 양옥으로 1층은 전시실, 2층은 양호열 작가 작업실로 사용된다. 〈모모임 제공〉
최근에는 굳이 화이트큐브(네모난 하얀 벽으로 된 현대 미술전시장을 이르는 말)가 아니더라도 미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비어있는 창고, 카페, 호텔, 병원, 길거리 등 장소 제한없이 갤러리가 생기고 있다.

이런 대안공간들의 특징은 친밀함에 있다.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정식 미술관과는 달리 동네 한귀퉁이에 자리잡으며 우리네 일상 생활과 호흡을 같이 한다. 지나가다 혹은 버스를 기다리다 잠시 들려 미술작품을 감상해도 좋고 찬찬히 살펴봐도 좋다. 운이 좋으면 작가를 만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지난 29일 개관한 소암갤러리(관장 위재환·광주시 남구 서동)도 첫인상은 낯설지가 않다. 대성초등학교 인근 버스정류장 옆에 자리잡은 2층 양옥을 개조해 갤러리로 재탄생시켰다. 동네를 거닐다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 입구에 써진 ‘SOAM culure space’를 못봤다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내부를 들어가면 마치 친한 친구 집을 방문하는 느낌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신발을 신고 들어간다는 점이다.

예전 거실로 쓰였던 공간에서는 벽면을 따라 작품 10여점이 보인다. 한쪽벽은 유리창을 설치해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였다.

리모델링 전에는 35평(115㎡) 공간이 거실, 방 등 6개로 나눠져 있었다. 안전상 최소한만 놔두고 벽을 다 허물어 널찍한 느낌을 준다.

이제는 사람이 생활했던 흔적을 찾을 수는 없지만 2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은 예전에 가정집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 집은 1960년대 후반 공직자로 재직하며 서예가로 활동한 소암 김영춘 선생이 지었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2층 양옥을 직접 설계하고 건축해 1남4녀를 이곳에서 키웠다. 소암 선생 작고 이후 비어 있던 집을 셋째딸 김정자(전북대 교수)씨가 물려받았다.

김씨의 아들은 지역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양호열 작가다. 양 작가가 2층을 작업실로 사용하던 중 집을 수선할 필요를 느꼈고 평소 문화 콘텐츠에 관심 있던 김씨는 1층에 갤러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인근에 있는 향교와 연계해 문화적 분위기를 더해보자는 생각에서다.

친분이 있었던 위재환 작가가 관장직을 맡아 지난 3개월간 진행된 리모델링 작업을 책임졌다. 김씨는 주변 땅을 더 확보해 공간을 넓혔다. 원래는 다른 건물이 입구 앞에 있어 도로쪽에서는 갤러리가 잘 안보였지만 최근 허물어진 점도 보이지 않게 도움이 됐다.

개관전으로는 올해 결성된 아트그룹 ‘모모임’(MOMOIM) 창립전 ‘모호(模糊)한 길’이 8월12일까지 진행된다.

‘모모임’은 ‘모든 것은 예술이다’는 이념 아래 지역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모인 단체다. 위재환, 양호열 작가를 비롯한 공진열(일본), 김석민(미국), 김인경, 김성결, 김영희, 나상세, 박기태, 박영철, 서영기, 송지윤, 이정기, 이충우 작가가 소속돼 있다. 또 전시기획자로는 이리라 함평군립미술관 학예사, 박은지 리채갤러리 큐레이터가 참여하고 있다.

공간 특성을 살려 작품을 배치했다. 길이 1.5m가 넘는 김성결 작가의 회화 ‘친구들’은 넓은 거실에 걸렸다. 나상세 작가의 설치작품 ‘City move’는 관람객 이동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마당으로 통하던 가장 안쪽에 설치했다.

박영철 사진작가가 드론으로 찍은 ‘Eye in the Sky’은 약 1평 크기 자투리 공간에 걸려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갤러리는 지역작가들을 위해 무료로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작가들이 전시를 하면 팸플렛 등 홍보도 지원해줄 방침이다.

김정자 대표는 “어렸을 적 살던 집이 갤러리로 바뀌니 감회가 새롭다”며 “기회가 된다면 비어있는 뒷집을 구입해 갤러리 겸 카페로 꾸밀 생각이다”고 말했다.

문의 010-5609-4006.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