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최초로 생산자단체가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녹색계란(주)이 창립 6년만에 만성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전남도는 27일 “위생·가공·유통에 취약한 녹색계란을 대기업 하림(주)이 2013년부터 상생협력 차원에서 지원에 나선 뒤 매출이 늘면서 적자 구조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녹색계란(주)은 지난 2009년 산란계를 키우는 28개 농장주들이 출자해 설립한 법인으로, 전남도는 계란의 유통구조 현대화와 안정적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국비 등 27억60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그러나 녹색계란(주)은 식용란 수집·판매 등 부가가치가 낮은 부문에 주력하면서 지난 2013년 말까지 11억4900만원의 누적적자를 볼 정도로 경영상태가 악화됐다. 수요처 발굴, 위생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어 액란 등 계란 가공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액란은 계란을 깨뜨려 내용물을 살균 후 용기에 충전해 냉장 유통하는 알가공품으로, 과자나 가공식품의 원료가 된다.

닭고기 사육농가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던 하림이 녹색계란에 지원을 시작한 것은 2013년 말부터다. 하림은 축적된 농장 사양관리와 공장품질관리시스템을 녹색계란에 전수하고, 고부가가치인 액란 수요처를 발굴해 녹색계란에 소개했다. 올해 7억원을 추가투자해 지난 2012년 지은 액란공장 가동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상생협력 덕분이다.

지난 2013년 말 매출 40억원에 불과했던 녹색계란은 2015년 73억4100만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92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권두석 전남도 축산과장은 “전남도가 주도적으로 조직화·규모화한 녹색계란이 하림의 도움으로 점차 경영이 개선됐다”며 “농업법인과 기업 간의 모범적인 상생모델로 손색이 없으며, 이 같은 사례를 더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현석기자cha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