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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함께해’ 1호점 연 김지형씨
“청년 주거 고민 덜고 문화공간 공유하길 바래요”
2015년 12월 23일(수) 00:00
22일 광주시 북구 신안동 셰어하우스 ‘함께해’ 거실에서 김지형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
“요즘 젊은 친구들의 삶이 굉장히 팍팍해 보이더라구요. 이들이 조금이라도 편히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뒤 취업할 때까지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가족 없이 혼자 저녁을 먹는 ‘혼밥족’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나눔의 문화를 일궈내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이 바로 ‘셰어하우스’(share house)다.

전남대학교 정문 앞에도 이달 초 셰어하우스 한 곳이 문을 열었다. 전남대 독일언어문학과를 다니고 있는 만학도 김지형(여·47)씨가 젊은 청년들의 주거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한 ‘함께해’ 1호점이다. ‘함께해’는 이달부터 입주자 모집에 들어갔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일은 더 좋을 것이라는 희망을 얻어야 하잖아요. 햇볕이 잘드는 공간에서 뜻이 맞는 사람과 어울리면서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야 미래도 행복해져요.”

김씨는 올해 초 전남대 정문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광주시 북구 신안동에 연립주택을 임대했다. 22평(72.72㎡)짜리 이 집은 인테리어 공사 기간만 꼬박 5개월이 걸렸다.

새롭게 태어난 이 집의 거실은 ‘카페’를 연상케 한다. 거실과 방 벽면은 편백나무와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했고, 탁자와 의자, 침대는 원목을 사용해 만들었다. 침대 하나 가격만 150만원이 넘는데다, 식기와 컴퓨터, 창문에 늘어선 화분들까지 모두 구비돼 있다.

원룸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풍기는 이곳의 한 달 월세는 20∼30만원. 인근 원룸 월세보다 5∼10만원 저렴하고, 고시원보다 5만원가량 비싼 편인데, 보증금이 따로 없어 부담은 훨씬 덜하다.

셰어하우스 ‘함께해’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그녀는 기존 자신이 살던 집의 전세금까지 뺀 뒤 월세로 돌렸다. 연립주택 ‘함께해’의 월세도 따로 내고 있다. 1인실 방 하나와 2인실 방 하나의 월세를 모두 받아도 자신의 집과 ‘함께해’의 임대료를 내는 것조차 빠듯하다.

김씨는 “부모곁을 떠나 혼자 사는 젊은 친구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에 외로움까지 겪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고 서로 의지하면서 밝은 모습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을 해왔다. 현재는 잠시 활동을 접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대학을 다닌다. 뒤늦게 다시 찾은 대학의 학생들은 심각한 주거난을 겪고 있었다. 집을 구하기 어려운데다 임대료도 비싸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살길 바라는 마음을 품게 됐다. 때마침 서울에서 확산 중인 셰어하우스를 알게 됐다.

연립주택 보증금과 월세금 외에 추가로 들어간 인테리어 비용만 2000여만원. 모아둔 자금을 모두 투자했음에도 부족한 자금은 수업이 없는 날, 아르바이트를 통해 조금씩 마련했다.

그녀는 ‘함께해’가 단순한 주거를 넘어 문화공간이 됐으면 한다. 인문학이 있는 공간으로 세입자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공간, 또 자신들끼리 파티와 전시회도 열 수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길 바란다는 것이다.

김지형씨는 “지금은 1호점이지만 유학생들을 위한 각 나라의 문화가 섞인 ‘함께해 2호점’도 만들고 싶다”며 “행복한 미래를 위해 현재의 고통을 감수한다는 청년들이 조금이라도 ‘즐거운 현재’를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010-2606-6912(김지형).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